휴전이 발효된 지난달 24일 새벽(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 시민들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벽화 옆을 지나가고 있다. 2025.06.24 /사진=로이터/뉴스1 |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임무 완수'가 적힌 거대한 현수막 앞에 서서 전쟁 종식을 강조했던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또 다른 '임무 완수'의 순간에 와 있는 듯하다. 이번에는 여러 형용사가 동원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제거됐다"고 묘사한다.
물론 우리는 이란이 비축한 농축 우라늄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이란 지도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나 빨리 핵개발 사업을 재구성할 수 있는지 아직 알지 못한다. 하지만 미국 지도자들이 이 상황에서 서둘러 벗어나고 싶어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들은 전쟁을 했고, 싸웠습니다. 이제 그들의 세상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세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말은 속으로만 했다.
이번 '라디오 애틀랜틱'에서는 이란 출신 작가이자 애틀랜틱 기고가인 아라시 아지지와 함께 새로운 시작을 기다리는 듯한 '그들의 세상'으로 들어가 본다. 아지지가 보기에,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시대는 폭격 이전부터 이미 시한부였다. 이제 9일간의 전쟁은 그를 약화시켰고, 벙커에서 '생쥐처럼 숨어' 지내게 만들었다.
이것이 이란의 새로운 미래를 의미한다면, 과연 어떤 미래일까? 우리는 아지지와 함께 이란 국민과 지도자 사이의 거대한 간극, 하메네이의 실패, 그리고 더 나아지고 자유로워질 수도, 혹은 훨씬 더 나빠질 수도 있는 이란의 여러 가능한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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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진: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했을 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한 말이 제 기억에 깊이 남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죠. "이란 국민은 지금이 바로 그들의 순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불빛이 켜졌습니다. 그것을 자유로 가져가십시오." 아지지 씨도 그렇게 느끼셨나요? 갑작스러운 기회처럼요? 아니면 처음 든 생각이 '이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거야'였나요? 딱 처음 들었을 때요.
아지지: 단연코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이건 가상적인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오랫동안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왔어요. 이란 반체제 세력 내에서도 공개적으로나 반공개적으로 그런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었고, 비단 반체제 세력뿐만이 아니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이란 내부에도, 제가 알던 사람들 중에서도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나서서 이 정권을 처리해주면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저는 항상 회의적인 수준을 넘어서, 솔직히 그런 생각은 어리석다고 봤습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에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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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subin.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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