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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권일용 프로파일러가 연쇄 살인범 강호순과 마주했던 상황을 회상하며 그의 밝혀지지 않은 여죄 가능성을 전해 충격을 안겼다.
지난 3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연쇄 살인마 강호순의 곡괭이'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펼쳐졌다.
권일용은 "지금까지 만났던 범죄자가 1000명을 넘는다. 그중에서 가장 오만하고 뻔뻔하고 악랄했던 범죄자"라고 강호순을 회상했다. 이어 강호순의 범행부터 자백까지 무려 1200일에 걸친 추적기를 전했다.
시작은 지난 2005년 안산의 반지하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이었다. 안방에 있던 아내와 장모는 사망했고, 작은 방에 있던 남편 강 씨는 어린 자녀와 함께 탈출했다. 여기서 강 씨는 강호순이었다.
강호순은 이 사건을 비롯해 7차례의 화재 사건을 계획적으로 일으키고 보험금을 수령했다. 또 그는 친절한 가면을 쓴 채 여성들을 속여 차에 태웠고, 피해자들을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 강호순에 의해 희생된 피해자는 총 10명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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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
은행 CCTV에 찍힌 강호순은 피해자의 카드로 돈을 인출했다. 이때 손가락에 남성용 피임 도구를 끼고, 가발로 변장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그의 모친 명의 차를 단서로 발견해 강호순을 긴급 체포했는데, 강호순은 형사들에게 "CCTV 속 남자가 나라는 증거가 있냐"며 뻔뻔함으로 일관했다.
당시 강호순을 직접 대면한 권일용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며 조사 초기부터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특성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강호순은 성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과 남성성에 대한 근거 없는 우월감을 가졌고, 피해자를 지배하고 조종하며 자존감을 채우려고 했다
.강호순은 시신이 없는 살인사건을 포함해 총 7명을 살해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방화 사건을 포함해 피해자는 총 9명이었다. 그리고 남은 피해자 한 명에 대해 강호순이 자백하는 영상이 최초로 공개됐다.
영상 속 강호순은 "숨긴 게 하나 있다. 사람을 죽인 게 한 명 더 있다. 강원도 정선에서였다"며 출근하면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권일용은 그의 자백이 또 다른 사건을 은폐하려는 의도라고 평했다.
그 이유인즉슨 강호순의 축사에서 발견된 곡괭이에서 2개의 여성 DNA를 검출해 확인했으나, 지금까지 그가 저지른 범죄 피해자 중 그 누구와도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
경찰된 강호순 피해 유족 "그래도 난 네 가족 지킨다"
권일용은 "지금 강호순은 연기를 하고 있다"고 분노하며 "죄책감의 표현이 아니고 사이코패스들이 순식간에 썼다 벗었다 하는 가면"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밝혀지지 않은 2명의 피해자, 즉 강호순의 여죄가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현재 강호순의 여죄는 미제로 남아 있는 상태로, 공소시효 역시 끝나지 않았다. 국립수사연구원에 따르면 지금도 곡괭이 DNA와 대조할 수 있는 상황이다. 권일용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곡괭이 특별 수사본부'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특히 권일용 역시 "사건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 나도 작은 역할이라도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사명감을 드러냈다.
한편 강호순에게 가족을 잃고 경찰이 된 유족의 이야기도 전해졌다. 강호순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유족은 "딱 이 한마디를 전하고 싶다. 너는 아무 죄 없고 알지도 못하는 내 동생을 죽였다. 나는 경찰이 돼 너의 가족을 지키고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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