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14세가 3일(현지시각) 바티칸 시국 바오로 6세홀에서 열린 여름캠프에 참가하는 어린이와 젊은이들과 함께 지구가 그려진 그림을 들고 있다. 바티칸/EPA 연합뉴스 |
바티칸 교황청은 지구·환경 보호를 위한 미사를 집전할 때 사용하는 새로운 전례 예식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는 교황청이 ‘창조물 돌봄을 위한’ 새로운 미사예식을 발표했다고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새 미사는 전임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발표한 환경 관련 회칙 ‘찬미받으소서’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레오 14세 교황은 취임 당시 전임 교황과 마찬가지로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에 대한 가톨릭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미카엘 체르니 추기경(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 겸 미사를 집전하면서 “교회는 이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가 자연, 우리 공동의 집을 돌보는 데 필요한 전례적, 영적, 공동체적 지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미사예식은 ‘창조’를 주제로 한 성서 내용을 낭독하는 독서와 기도가 포함된다. 이 미사를 거행하는 기간은 평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에서는 대축일 등 특정 요일을 지정해 미사를 집전할 수 있다. 국가, 노동자의 건강과 안녕, 평화 등을 지향하는 미사와 기도 등이 대표적인 예다. 지구와 환경 보호를 위한 미사 예식이 추가되는 것이라고 체르니 추기경은 설명했다.
체르니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이 이달 9일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로마 근교 카스텔 간돌포에 있는 ‘보르고 라우다토 시’(찬미받으소서) 생태 중심 고등교육센터 등 관련 직원들과 함께 미사를 집전할 때 이 예식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 프란치스코 당시 교황은 이곳을 생태 교육 발전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1일(현지시각) 레오 14세 교황이 2주간 휴가를 보내기 시작한 로마 인근 카스텔 간돌포 마을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
새로운 전례예식은 아시아·아프리카·남아메리카 주교회의와 협의회가 2일 ‘기후 정의와 공동의 집(지구)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한 다음날 발표됐다. 이 호소문은 오는 11월말 브라질에서 열릴 예정인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세계 지도자들에게 기후위기 대응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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