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소질이 뛰어나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은 나바로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가 유망주 코스를 밟았다. 23세였던 2010년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잘 상상하기 어렵지만 당시에는 유격수도 봤다. 이후 캔자스시티·피츠버그·볼티모어를 옮겨 다니며 메이저리그에서 네 시즌을 뛰다 2014년 삼성과 계약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어쩌면 지금도 ‘용병’은 장타를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강할 때다. 나바로는 중앙 내야수인데다 메이저리그 통산 79경기에서 홈런은 2개밖에 없었던 선수였다. 다들 장타에는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대반전이 일어났다. 2014년 125경기에서 타율 0.308은 물론 31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예상 외의 장타력을 보여주며 삼성 타선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리고 이듬해 140경기에서 타율 0.287, 48홈런, 137타점을 기록하며 KBO리그 2루수 역사를 아예 바꿨다. 이전에도 2루수로 40개의 홈런을 친 선수가 없었고, 나바로가 KBO리그를 떠난 지 한참 된 지금까지도 40개는커녕 30홈런을 친 2루수도 없을 정도다. 다만 상습적인 지각이나 무리한 개인적 요구 등 구단 관계자들에게는 ‘무용담’이 굉장히 많은 선수였고, 결국 2016년 시즌을 앞두고 삼성을 떠났다.
이후 삼성과 인연이 또 닿지 않은 일이 있었고, 도미니카에서 뛰다 대만프로야구 진출을 꾀했으나 이전 사건·사고 탓에 대만프로야구에서 선수 등록을 거부하면서 또 경력이 꼬였다. 나바로는 이후 우리의 시선에서 잊혔고,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는 선수가 됐다.
그런데 나바로는 아직 현역을 이어 가고 있다. 2023년 멕시코 리그에서 뛴 나바로는 2024년 도미니카 원터리그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올해도 타바스코 소속으로 멕시코 리그에서 계속 뛰고 있다. 그런데 성적도 제법이다. 49경기에서 타율 0.317, 출루율 0.400, 장타율 0.503, 8홈런, 2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3을 기록 중이다.
한편 멕시코 리그에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선수들이 더러 뛰고 있다. 최근 한화에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루이스 리베라토도 멕시코에서 뛰다 건너 왔고, 지난해까지 KIA에서 뛰었던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멕시코에서 뛴다. 헨리 라모스(전 KT·두산), 앙헬 산체스(전 SK), 하이메 바리아(전 한화), 다니엘 멩덴(전 KIA), 펠릭스 듀브론트(전 롯데), 레다메스 리즈(전 LG)도 멕시코에서 뛰며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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