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첫 방영한 MBC '심야괴담회'
여름마다 시즌제 편성으로 계절 효과 노리는 전략
열악한 제작비와 환경 속에서도 빛나는 제작진의 정성
여름이면 항상 돌아오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MBC '심야괴담회'다. 오컬트 장르 붐에 힘입어 날개를 펼친 '심야괴담회'가 어느덧 시즌5로 돌아왔다.
2021년 파일럿으로 출발한 '심야괴담회'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사연을 받아 무섭고 기이한 이야기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모든 사연은 상금 44만 4,444원의 액땜 상금을 받으며 어둑시니(랜선 방청객)들이 촛불 투표를 통해 1등을 한 공모작에는 추가 상금의 기회가 주어진다.
시즌1을 제외하고 매년 여름 돌아온 '심야괴담회'는 어느덧 MBC 장수 예능의 반열에 오르며 IP를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MBC가 현재 '카지노'와 '슈팅스타' 등 외부 콘텐츠 방영에 힘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 콘텐츠의 귀환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여름마다 시즌제 편성으로 계절 효과 노리는 전략
열악한 제작비와 환경 속에서도 빛나는 제작진의 정성
'심야괴담회'가 시즌5로 돌아온다. MBC 제공 |
여름이면 항상 돌아오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MBC '심야괴담회'다. 오컬트 장르 붐에 힘입어 날개를 펼친 '심야괴담회'가 어느덧 시즌5로 돌아왔다.
2021년 파일럿으로 출발한 '심야괴담회'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사연을 받아 무섭고 기이한 이야기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모든 사연은 상금 44만 4,444원의 액땜 상금을 받으며 어둑시니(랜선 방청객)들이 촛불 투표를 통해 1등을 한 공모작에는 추가 상금의 기회가 주어진다.
시즌1을 제외하고 매년 여름 돌아온 '심야괴담회'는 어느덧 MBC 장수 예능의 반열에 오르며 IP를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MBC가 현재 '카지노'와 '슈팅스타' 등 외부 콘텐츠 방영에 힘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 콘텐츠의 귀환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간 '심야괴담회'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오싹하고 기발한 스토리텔링과 연출로 시청자는 물론 방송계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방영 시기 내 화제성 견인뿐만 아니라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도 꾸준히 사랑받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롱런 비결은 지상파에서 선보이기 어려운 공포 콘텐츠라는 편견을 딛고 매회 몰입감 높은 에피소드와 화려한 게스트, 차별화된 기획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기이한 이야기들을 메일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투고받으며 이야기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올린다. 공포 콘텐츠를 사랑하는 마니아층부터 오컬트 붐에 탑승한 일반 시청층에게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는 편이다.
이른바 '심버지'로 불리는 '심야괴담회'의 임채원 PD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심야괴담회' 롱런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정적인 제작비 안에서 다섯 번째 시즌까지 오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을 터다. 임 PD는 파일럿 기획부터 시작해 시즌1, 그리고 시즌4와 시즌5를 연출했다. 임 PD는 '심야괴담회'를 "내 자식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표현하면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임 PD는 "저는 주변에 '운 좋은 PD'라고 이야기한다. 최근 제작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끌고 가는 PD가 얼마 없다. 저는 저예산이지만 프로그램을 이끌며 원 없이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 저희는 1년 계약직이다. 한 해 성과가 안 좋으면 갱신이 안 된다. 5년 동안 시청자들의 어마어마한 성원 덕분에 시즌5까지 왔다. 다섯 돌을 맞이한 것이 감개무량하다. 살아남은 것에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 매번 시청자들의 성원을 느낀다"라면서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타 예능이나 교양 프로그램보다 비교적 적은 제작비 안에서도 높은 퀄리티로 괴담을 구현할 수 있는 이유는 제작진부터 '괴담 마니아'이기 때문이다. 임 PD는 "우리 프로그램은 좋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충분한 금전적 대우 없이 배우들까지 가족처럼 일한다. 그저 '심야괴담회'가 좋아서 고생도 모르고 촬영을 한다.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조연출 등 스태프들이 직접 연기를 하기도 했다"라고 토로했다.
괴담 에피소드 하나를 하루 안에 모두 촬영해야 할 정도로 열악한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이번 시즌에 대한 큰 자신감을 들을 수 있었다. 임 PD는 "이번 시즌을 본 스태프들의 분위기가 무척 좋았다. 특히 시즌5에선 해외 괴담을 소재로 삼으며 PD들이 일본 당일치기까지 갔다 왔다. 너무 힘들지만 모두가 진심이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FD에서 조연출, 그리고 PD로 합류한 베테랑들의 존재 역시 '심야괴담회'가 높은 수준의 공포감을 담을 수 있는 비결이다. 임 PD는 "이번 시즌에서는 귀신을 믿는 분들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다"라고 강조했다.
임 PD의 말을 빌리자면 '심야괴담회'에는 시사교양 취재, 예능 토크쇼, 드라마 재현까지 여러 장르가 혼합됐다. 예산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를 두고 임 PD는 "프로그램 특성상 제작비를 벌충할 수 있는 협찬이나 광고가 부족하다. 보여주고 싶은 건 많지만 제작비 때문에 재현을 줄일 때 가슴이 아프다. MBC가 레거시 미디어다 보니 시청률이 우선적인 지표가 된다. 저희 내부에서도 장기적으로는 미래세대에게 좋은 프로그램으로 인식은 하지만 지표가 좋지 않다 보니 아쉽다"라고 짚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