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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 3044명 해기사로 육성… 해외에 교육시스템 전수"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변옥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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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 3044명 해기사로 육성… 해외에 교육시스템 전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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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종 해양수산연수원장
해양수산 분야 교육·훈련 수행
현장에 교육 실습선 4척 운영
올 11월 3천t급 추가할 예정
해운업계 선원 부족 문제 해결
비전공자 대상 양성과정 운영
올해도 260명 대상 과정 진행
개도국 대상 ODA도 적극나서
케냐와 오션폴리텍 전수 협약
3년 후 현지서 첫 운영할 예정


3일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부산 본원에서 만난 김민종 연수원장. 김 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임기 소회와 함께 오션폴리텍 양성 시스템에 대한 홍보 및 연수원의 해외사업 등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변옥환 기자

3일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부산 본원에서 만난 김민종 연수원장. 김 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임기 소회와 함께 오션폴리텍 양성 시스템에 대한 홍보 및 연수원의 해외사업 등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변옥환 기자


"운영 35년차를 맞은 오션폴리텍 해기사 양성과정을 통해 지난 34년간 비전공자 3044명의 교육생을 현장에서 바로 활동 가능한 해기사로 육성했다. 올해도 260명을 계획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오션폴리텍 과정은 해기사 인력난을 겪고 있는 다른 국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케냐의 적극적인 요청에 오션폴리텍 모듈을 전수 중으로, 3년 뒤 첫 운영될 예정이다."

3일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부산 본원에서 만난 김민종 연수원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그간 임기 소회와 함께 오션폴리텍 양성 시스템의 우수성과 해외 사업 등을 설명했다.

해양수산연수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양수산 종사자들의 교육·재교육과 훈련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공공기관이다. 지난 1965년 7월 창설한 원양어업기술훈련소를 모태로 1998년 한국어업기술훈련소와 한국해기연수원을 통합해 발족한 것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16일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부산 본원에서 오션폴리텍 상선 3급 과정 장학금 전달식이 열린 가운데 부산 본원 입구에서 김민종 원장(뒷줄 왼쪽 열한번째)과 연수원 관계자들, 교육생들이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제공

지난 4월 16일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부산 본원에서 오션폴리텍 상선 3급 과정 장학금 전달식이 열린 가운데 부산 본원 입구에서 김민종 원장(뒷줄 왼쪽 열한번째)과 연수원 관계자들, 교육생들이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제공


이와 함께 총 7종의 국가자격검정과 정부 선원정책 지원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교육생들의 현장실습을 진행하기 위해 부산 일대에 실습선 총 4척이 운영되고 있으며 오는 11월에는 3000t급 신규 어업 실습선 한 척이 신조돼 운용 규모가 더 확대된다.

지난 2022년 연수원장으로 취임한 김 원장은 임기 말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첫 부임할 당시엔 기관 발전에 대한 의욕으로 여러모로 욕심도 있었지만 막상 와보니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었다. 특히 연수원은 실습이 많다 보니 안전에 대한 위험이 큰 기관"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도 발효되며 안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임기 동안 기관 안정화에 집중했었던 것 같다"고 임기 과정을 되돌아봤다.

단순 행정사무 중심의 공공기관이 아닌 현장과 가까운 기관의 특성상 연수원은 총 6개 직렬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교원직과 비교원직 등 조직 내부적으로 다른 직렬 간 원활한 협업이 가능하도록 조직 소통 활성화 등 내부 안정화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수원의 교육 사업들 중 주요 과정의 하나로 꼽히는 오션폴리텍 양성과정에 대해서도 김 원장은 '홍보대사'를 자처하며 교육시스템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오션폴리텍을 졸업한 출신 해기사들이 실제 생업 현장에서 대부분 상당한 근무 만족도를 전하며 해양 일자리 매칭의 우수 모델로 자리매김했다는 것.

오션폴리텍은 해양과 수산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비전공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해기사 육성 프로그램이다. 해운 분야에서 나날이 선원 부족 현상이 이어지자 정부가 구인난 해소를 위해 일찍이 추진하고 있는 전문 육성사업이다. 교육은 전액 무료로 진행되며 식비와 숙소까지 제공된다.

실제 해양·수산계 대학 또는 전공 졸업생 가운데 해기사로 취업하는 비율은 매해 낮아지고 있다. 장기간 승선에 따른 사회와의 단절된 생활로 젊은 층이 원하는 퇴근 후 삶과 맞지 않는 근무환경 등이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김 원장은 내다봤다.


반면 새로운 도전에 나선 비전공자 출신의 오션폴리텍 졸업생들은 늘어난 각종 소득공제 혜택과 선상근무 시 돈 쓸 일 없는 환경, 빠른 승진 등을 새로운 매력으로 느끼고 있다고 한다. 실제 3등 항해사로 출발한 해기사 생활은 2년 정도면 2등 항해사로, 이후 3년 정도 사고 없이 근무하면 1등 항해사를 달아 젊은 나이에 관리자 직급의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장은 "세계적으로도 심화하는 해기사 부족 현상을 정부에서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혁신대책을 마련해 최소 승선 기간을 6개월에서 4개월로 줄이고 소득공제 범위도 월 500만원까지 늘렸다. 과거 육상근무와 선상근무의 큰 급여 차이가 점점 좁혀져 선상근무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을 세금 혜택으로 실소득을 늘려주는 것"이라며 "오션폴리텍 과정도 많이 개선했다. 지난해부터 해운협회와 협의해 훈련수당을 20만원에서 70만원으로 대폭 늘려 교육생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수원은 바다를 접한 많은 나라들에 국제적으로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바다를 낀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다양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에는 케냐와 오션폴리텍 시스템 전수 협약을 맺고 교육시스템 전수에도 나섰다.


그는 "연수원은 지난 2021년부터 ODA 사업을 시작해 국제승선실습 교육, 태평양도서국 해양수산 역량강화 교육, 아시아·중남미 해기 역량강화 교육, 교육시스템 전수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승선 훈련은 국제해사기구(IMO)에서도 공인해 실습 기간을 인정해 주고 있다"며 "많은 개도국은 실습할 만한 배가 없어 이론교육만 가능한 환경에 그치는 어려움이 있다. 한국이 이제 공여국으로 거듭난 만큼 연수원에서도 세계 해기사 양성에 큰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원장은 "연수원은 사실 그간 정부 경영평가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받아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정부 3대 평가에서 고객만족도 최고등급과 경영평가 B급을 받으며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며 "올해 도약을 계기로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기관이 됐으면 좋겠다. 임기 동안 산업재해가 없었지만 방심하지 않고 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 사업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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