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촉구하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해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후임이 있다고 언급하며 압박 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파월 의장을 해임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SNS 트루스소셜에 빌 풀티 연방주택금융청(FHFA) 이사가 파월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너무 늦은 (파월 의장은) 즉시 사임해야 한다”고 썼다.
풀티 이사는 이날 엑스에 “파월 의장의 정지척 편견, 상원에서의 기만적인 증언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다”고 썼다. 그는 파월 의장이 지난달 26일 상원에 출석해 연준 건물의 보수 사업에 사치스러운 시설이 포함되었다는 의혹에 관해 거짓으로 증언했다고 주장했다. 파월 의장은 이에 관해 “현재 계획이 없거나 부정확한 내용”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에도 파월 의장에 연준의 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내용의 자필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는 “제롬, 당신은 언제나처럼 너무 늦다. 당신은 미국에 엄청난 비용을 부과했고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금리 인하와 관련해 신중한 뜻을 고수해왔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는 이르다고 말해왔다.
전날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 포럼에서 파월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때문에 금리를 낮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이 없었다면 연준이 지금쯤 금리를 인하했을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자료에 달려 있다”며 경제 전망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5월에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의 조기 퇴진을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법은 미국 대통령은 “사유가 있는 경우” 에만 연준 의장을 해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정책 결정이 아닌 구체적인 위법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 대법원은 지난 5월 연준 의장을 대통령이 임의로 해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해석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2~3가지의 선택지가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인물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의사,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월 의장은 전날 자신의 임기에 관한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뉴욕타임스는 “일찍 (연준의) 후임자를 선정하는 것은 연준의 소통과 금융 시장을 교란시킬 위험이 있다”고 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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