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취임 30일’ 기자회견
바쁜 대통령실 참모진 향해 “미안하다”
李대통령 “하루가 30시간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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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7.03. |
‘가깝게, 폭넓게, 새롭게’라는 콘셉트에 맞게 이재명 대통령과 맨 앞 기자단과의 거리는 1.5m에 불과했다. 언론과 솔직하고 친숙하게 소통하려는 이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해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꾸려졌다. 대통령의 권위를 낮추기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연단도 없앴다.
질문은 사전 조율 없이 즉석에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이 직접 지목하는 방식과 무작위로 명함을 뽑는 ‘제비 뽑기’를 병행해 질문자를 선정했다. 이러한 방식에 이 대통령은 "로또 이런 게 돼야 하는데요", "이거 뽑히면 상금이라도 주고 그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날 회견에는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을 비롯해 외신, 지역 풀뿌리 언론사 등 200여 명이 넘는 인사들이 참석했다. 특히 지방 풀뿌리 언론사들은 미디어월을 통해 온라인으로 회견을 지켜보고 질문했다.
이 대통령의 취임 첫 공식 기자회견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가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렸다. 이 대통령은 122분 동안 민생·경제, 정치·외교 안보, 사회·문화 등의 분야에 대한 15개 질문에 거침없이 답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이 대통령은 평소 즐겨 매는 붉은색과 푸른색 줄이 교차하는 '통합 넥타이' 차림이었다. 이 대통령은 회견을 시작하며 미리 준비한 약 3000자 분량의 원고를 12분간에 걸쳐 읽어 내려간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쉼 없이 일하는 탓에 얼굴 보기 어렵다는 대통령실 참모진의 배석도 눈에 띄었다. 앞서 강훈식 비서실장은 한 달 새 5kg이 빠지고, 위성락 안보실장은 코피를 쏟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인수위 없이 업무를 시작하다 보니 혼선도 많고 완벽하지 못해서 시간과 노력으로 그걸 대체하는 중인데 그래도 할 것을 좀 하고 있다는 느낌은 든다”며 운을 뗐다. 이어 그의 옆쪽으로 나란히 앉아 있는 대통령실 참모진들을 보며 “주변 참모들이, 특히 우리 나이든 위성락 실장께서 코피를 쏟고 살이 빠져서 얼굴이 핼쑥해졌다. 이런 것을 보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제가 가진 생각은 우리 공직자들이 코피를 흘리고 피곤해서 힘들어하고 이런 것들만큼 곱하기 5117배 효과가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 참모들에게 잘 견뎌달라고 부탁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한 30시간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꽤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기자회견 마무리 발언에선 “우리 앞에 많은 어려움이 쌓여 있지만, 우리 공직자들부터 솔선수범하고, 우리 국민들께서 그 저력을 발휘해 주면 빠른 시간 내에 이 위기를 다 극복하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희망이 있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1초를 천금같이 여기고 대통령의 1시간, 국가 공무원의 1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회견은 애초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서 끝났다. 이 대통령은 회견장을 나가면서 기자 한 명, 한 명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투데이/이난희 기자 (nancho09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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