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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최이붕' 선생 손녀, 국내서 무상 진료

뉴스1 이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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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최이붕' 선생 손녀, 국내서 무상 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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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천안병원, 뇌졸증 진료·재활치료 지원

최씨 "최선 다한 의료진에 깊은 감동"



최 류드밀라 씨와 치료를 도운 의료진들.(순천향대 천안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최 류드밀라 씨와 치료를 도운 의료진들.(순천향대 천안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독립유공자에 대한 의료 지원 등을 약속한 가운데 해외 거주 독립운동가 '최이붕' 선생의 손녀가 국내 의료진의 도움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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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국적의 고려인 최 류드밀라 씨가 병원에서 입원 및 재활 치료를 받고 최근 퇴원했다.

최 씨는 간도에서 일제의 현금 수송차량을 공격해 15만 원을 확보한 독립운동가 최이붕 선생의 손녀다. 최이붕 선생의 활동은 '간도 15만 원 사건'으로 불리며 영화 '놈놈놈'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 1990년 최이붕 선생에게 독립장을 추서했다.

지난 2월 카자흐스탄에서 뇌졸중 진단을 받은 최씨는 오른쪽 마비로 인해 보행장애와 팔다리 저림, 감각장애 등을 겪었지만 현지 의료인프라 부족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

한국에 거주하는 자녀의 권유로 지난 5월 입국했지만 외국인 신분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치료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마침 (사)굿네이버스 인터네셔날이 최 씨의 사연을 확인하고 의료 기관을 물색하다 국가지정 충남 유일의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인 순천향대 천안병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흔쾌히 요청을 받아들여 충남권역 심뇌혈관센터장인 윤석만 교수(신경외과)를 주치의로 하고 재활치료센터장인 김수아 교수(재활의학과)이 치료에 주력했다.

지난달 9일 입원한 최씨는 27일까지 진료는 물론 걷기연습, 근력강화훈련, 물리치료 및 근육긴장도 조절훈련 등 강도 높은 재활치료를 받았다.


내원 당시 보행기에 의존하던 최 씨는 재활치료를 통해 근육에 힘이 생기고, 우측 손과 발을 스스로 들고, 보행기 없이도 화장실에 혼자 다녀올 정도로 회복됐다.

김수아 교수는 "입원기간 동안 훈련에 잘 따라줘 완벽하진 않아도 놀라운 회복력을 보였다"면서 "병원에서 받은 훈련을 잘 기억해 일상에서 연습하고 실천하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퇴원한 최 류드밀라씨는 "언어와 국적이 달라 힘들었을텐데 늘 친절하게 웃으면서 최선을 다해 준 의료진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의료진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더 많이 회복돼 딸과 손주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게 바람"이라고 소망을 밝혔다.


이문수 병원장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의료강국으로 자리매김한 배경에는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광복 8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에 환자 치료를 도울 수 있어 영광이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의 땀과 희생을 늘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순천향대병원은 최 씨에 대한 진료 및 재활 치료를 무상으로 지원했다.

issue7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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