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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문신했다고 끌려가" 일본공항서 취조…스웨덴 청년 '당혹'

머니투데이 윤혜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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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문신했다고 끌려가" 일본공항서 취조…스웨덴 청년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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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웨덴 청년이 태극기와 무궁화 문신을 했다는 이유로 일본 공항에서 취조를 당했던 경험을 털어놨다./사진='스웨국인' 유튜브 갈무리

한 스웨덴 청년이 태극기와 무궁화 문신을 했다는 이유로 일본 공항에서 취조를 당했던 경험을 털어놨다./사진='스웨국인' 유튜브 갈무리


한 스웨덴 청년이 태극기와 무궁화 문신을 했다는 이유로 일본 공항에서 취조 당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구독자 2만여명을 보유한 스웨덴 국적 유튜버 존 칼 헨리는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스웨국인'에서 1년 전 여행 차 가게 된 일본 공항에서 태극기와 무궁화 문신을 했다는 이유로 인터뷰방으로 끌려가 취조를 당했다고 뒤늦게 밝혔다.

당시 약 7년 넘게 한국에 거주하고 있던 헨리는 휴식을 위해 일주일 동안 일본 여행을 가기로 했다. 헨리는 "스웨덴인들은 비자도 필요없고, 숙소도 다 예약돼 있었다. 정말 아무 문제 없었다. 그냥 제일 친한 친구랑 놀다오자는 마음이었다"며 "그런데 일본 입국 심사장에서 일이 터졌다"고 했다.

여권을 검사하는 담당 일본인 직원이 헨리의 얼굴과 문신이 새겨진 팔을 연달아 보더니 "이게 무슨 문신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헨리는 "엄청 나쁜 영어로 말했다. 상상도 못할만큼 차갑고 무서운 목소리로 '왜 외국인이 한국 상징을 문신으로 새기냐'고 물었다"며 "문신을 역겹게 쳐다보면서 '이건 보통 한국인만 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헨리는 일본인 직원에게 "한국에서 7년을 보내는 동안 정말 많은 걸 배웠다"며 "제가 한국이라는 나라에 얼마나 깊이 애정을 가지게 됐는지 영원히 몸에 새기고 싶었다"고 문신을 새긴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 일본인 직원은 헨리를 따로 마련된 보안 인터뷰방으로 데리고 갔다. 헨리는 "들어가는 순간 손에 식은땀이 줄줄 났다"며 "하얀 벽에 카메라 돌아가고 있고, 책상 하나, 직원 2명이 있었다. 진짜 북한 온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 방에서 직원들은 "누가 문신하라고 권유한 거냐", "한국에서 어떤 활동 했냐" 등의 질문을 30분 동안 했다고 한다.


결국 헨리는 문신을 하게 된 이유를 재차 설명해야 했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직원은 헨리의 여권을 다시 확인하더니 입국을 허가했다.

헨리는 "2024년에 이런 일이 일본에서 벌어진 것"이라며 "순간 화도 났지만 서글픔이 더 컸다. 단지 문신 하나로 제 진심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게 너무 참담했다. 사과도 없이 그냥 그렇게 끝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헨리는 "제가 한국을 사랑하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거 아닌가. 무궁화를 새기고, 태극기를 자랑스럽게 드러내는 건 단지 예쁜 문양이어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역사, 문화, 상징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몸에 문신하면 안 된다'는 개인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해도, 공항에서 따로 불러서 입국 못하게 하는 건 너무하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누리꾼들은 "전범기도 아니고 정상적인 국기일뿐인데 심사대에서 잡히다니", "단지 문신한 걸로 끌려가다니 북한인줄 알았다.", "정말 황당하고 억울했겠다", "즐겁게 여행하려다 별일 다 겪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윤혜주 기자 heyjud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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