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서 건국대 국제무역학과 교수는 2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미국의 전방위적 관세 압박으로 세계 무역 질서가 흔들리면서 과거 수출에만 집중했던 통상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역 마찰을 완화하고 불안정한 물가를 잡는 해법으로 '전략적 수입'의 중요성을 부각한 것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통상 정책의 전면적인 재편을 주문하고 나섰다. 박 교수는 "현재 통상 정세를 고려할 때 무역 보복을 피하기 위해 수입 확대는 불가피하다"며 "특히 오는 9일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 만료를 앞두고 수입 카드의 활용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미국산 셰일오일과 곡물, 고기류같이 한국이 필요한 품목을 중심으로 수입을 확대하며 이를 미국과의 협상 지렛대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입의 물가 안정 기능도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최근 물가관계회의를 열고 폭등하고 있는 계란값 안정을 위해 계란 가공품 할당관세(수입 촉진을 위한 저율 또는 무관세) 적용 규모를 현재 4000t에서 1만t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입 물량이 충분히 늘어나면 국내 물가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도 수입 업체를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수입협회는 공급망 확대를 위해 오는 7~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22회 한국수입박람회'를 개최한다.
한국수입박람회는 해외 상품을 전시하고 소싱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수입 전문 기업 간 거래(B2B) 소비재 박람회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비롯해 40개국에서 200여 개 제조사·브랜드가 참여한다. 외국 참가 기업 비중이 90%를 넘는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유통 플랫폼 알리바바닷컴이 참여해 30여 개 부스를 열며 판로 확대 기회를 제공한다. 누구나 무료로 참관할 수 있으며, 오는 6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사전 등록하면 된다. 윤영미 한국수입협회장은 "새로운 상품과 공급처를 찾는 국내 바이어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