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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늘자 민원도...인천 옹진군 "뱃삯 할인 대신 지역화폐 지급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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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늘자 민원도...인천 옹진군 "뱃삯 할인 대신 지역화폐 지급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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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배표난에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글쎄'
문경복 군수 "해결 방안 마련 위해 노력"
인천시는 검토 안 해..."뚝딱 바꾸기 어렵다"


5월 27일 인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옹진군 직원들이 관광객들에게 쓰레기 되가져 오기와 불법 임산물 채취 금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5월 27일 인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옹진군 직원들이 관광객들에게 쓰레기 되가져 오기와 불법 임산물 채취 금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시와 함께 지역 섬을 오가는 연안여객선 이용객에게 뱃삯을 지원하고 있는 옹진군이 요금을 깎아주는 대신 할인 금액만큼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부터 지원을 크게 확대하면서 섬 관광객이 늘었지만 기대보다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적은 데다 주민 불편은 커져서다. 인천시는 당장 지원방식을 바꾸는 건 곤란하다며 사실상 반대했다.

2일 인천시와 옹진군에 따르면 올해(1~5월) 인천 섬을 오가는 연안여객선 이용객은 29만3,994명으로, 전년 동기(23만8,202명) 대비 2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천시민은 20.6%(20만8,071명→25만984명) 증가한 반면 타 시·도민은 42.7%(3만131명→4만3,010명)나 늘었다. 인천시와 옹진군이 연안여객선 요금 지원을 늘린 '아이(i) 바다패스' 사업을 올해부터 시행한 덕에 이용객이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섬 주민만 시내버스 요금(편도 1,500원)으로 여객선을 탔는데, 올해부터는 모든 인천시민으로 확대됐다. 타 시·도민 요금 지원도 최대 50%에서 70%로 높였다.

그러나 기상 악화로 배가 뜨지 못한 다음 날이나 주말을 앞두고 섬 주민들이 배표를 구하는 데 애를 먹는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겨났다. 섬 사정상 쓰레기 처리가 쉽지 않은데 관광객이 갖고 와 버리고 가는 쓰레기가 적지 않고 산나물 등 임산물 불법 채취에 불법 해루질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당일치기 관광객 비중이 높고 음식 등을 준비해오는 경우도 많아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에 못 미친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사업 개선 요구가 커지면서 여객선 요금 지원액의 20~50%를 부담하는 옹진군도 방안 마련에 나선 상태다. 문경복 옹진군수는 전날 열린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관광객 증가로 여러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주민 전용 예매 창구 설치에 이어 여객선 운임 할인 대신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등의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바다패스' 도입을 민선 8기 주요 성과로 내세운 인천시는 검토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옹진군에서 관련 용역을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며 "(요금 할인 대신 지역화폐 지급으로) 뚝딱 바꾸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