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테크M 언론사 이미지

[배민 15년①] 우리가 어떤 민족?...배달의민족, 15년 여정으로 '배달 생태계' 열다

테크M
원문보기

[배민 15년①] 우리가 어떤 민족?...배달의민족, 15년 여정으로 '배달 생태계' 열다

서울맑음 / 31.4 °
[배수현 기자]

우아한형제들이 개발한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출시 15주년을 맞았다. 음식 전단지를 앱으로 옮기며 시작된 '플랫폼 배달 혁신'은 연 37조원 규모에 달하는 온라인 음식서비스 시장을 창출했다. 이들의 혁신은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반 서비스, 로봇 배달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으론 플랫폼 기업과 소비자, 자영업자, 라이더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상생하며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15돌을 맞은 배민이 변화시킨 생태계와 앞으로 바꿔 나갈 미래, 향후 과제 등에 대해 3부에 걸쳐 조망한다.<편집자주>


"배달의 민족, 주문~!"

소리와 함께 분주하게 움직이는 민트색 헬멧, 요즘 어느 식당에서든 흔히 보게 되는 풍경이다. 15년 전, 전단지 책자를 보며 전화로 배달 음식을 주문하던 모습은 '배달의민족'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대체됐다. 과거 '철가방'이라 불리던 배달기사는 '라이더'라고 불리기 시작했고, 집에서 먹기 어려웠던 다양한 음식들이 배달되기 시작했으며, 매장에서 손님을 받는 대신 배달만 전문적으로 하는 가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배민은 지난 15년 '배달'을 매개체로 일상을 바꾸고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외식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길거리에서 전단지 줍던 우아한형제들

배민의 시작은 가벼웠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와 친구들이 토이 프로젝트로 구상한 앱이었다. 2010년 당시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생긴 '앱스토어'에서 기회를 찾던 이들은 배달의민족의 초창기 모델로 '배달판 114'를 꿈꿨다. 주변에 있는 배달이 가능한 음식점을 모아 안내해 주는겠다는 게 출발점이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사진=우아한형제들


가볍게 시작했지만 점점 의미가 더해졌다. 배민을 만들며 배달음식업 업주의 광고 방법과 소비자가 얻는 정보를 개선할 필요성을 깨달았다. 당시 업주들은 매달 수십, 수백만원의 비용을 들여 전단지나 광고 책자를 만들어 배포했었다. 이러한 방식은 실제 전단지를 통해 주문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광고 방식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분석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을 지녔다. 전단지나 광고 책자는 소비자에게 일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해당 음식점의 맛은 어떤지, 서비스는 좋은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알 수 없어 소비자는 직접 주문해서 먹어보고 경험해봐야 했다.

배민은 먼저 최대한 많은 음식점을 확보하기 위해 거리로 나갔다. 길거리에 떨어져 있거나 쓰레기통에 버려진 전단지를 모으기 위해서였다. 직원들은 더 많은 전단지를 얻기 위해 재활용 센터를 돌거나 아파트 경비원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이어 동네 음식점들을 직접 방문해 앱의 필요성을 설득하며 업주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이 과정을 통해 초기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고, 앱을 제작한 지 약 1년 후 본격적인 사업화에 들어갈 수 있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도 이 시점에 탄생하게 됐다.

IT로 배달 생태계를 확장하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을 통해 IT로 업주와 소비자가 겪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했다. 배민에 입점하는 업주가 점차 늘어나자 정보 제공 범위를 확대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이용자에게 주변의 다양한 음식점 정보를 소개하고, 바로결제, 리뷰, 포인트 적립, 할인 프로모션 등을 제공했다.


사진=배달의민족

사진=배달의민족


배민의 이러한 행보는 새로운 배달 생태계를 만들었다. 이들은 배달 음식점에 가게 운영관리 교육과 안전운전 교육, 위생 관리 교육 등을 무료로 제공했다. 배달의민족이 한참 붐을 일으키던 지난 2018년 시장 조사기관 리서치·리서치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배달음식점 업주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경쟁 배달앱, 전단지, 포털 검색광고 등을 제치고 만족도, 가성비, 매출 기여도 등 모든 면에서 1위를 차지하며 효과적인 광고·홍보 수단으로 평가받았다.

또 '배달 대행 기사'라는 새로운 직업이 등장하기도 했다. 기존의 음식점은 배달 기사를 고용할 경우만 배달이 가능했고, 배달 기사는 고용된 음식점의 배달만 할 수 있었다. '배민 라이더'의 등장으로 음식점들은 배달 기사 고용 없이도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기사들은 전업 또는 파트타임을 자유롭게 선택해 일 할 수 있게 됐다. 또 홀 운영을 하지 않고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배달 전문점'이 생기기도 했다. 전문 라이더의 탄생으로 극히 한정적인 업종에서만 배달 영업을 할 수 있었던 환경에서 누구나 배달 서비스가 가능한 생태계로 확장된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배민 라이더는 꾸준히 늘고 있다. 배민의 물류 서비스를 담당하는 우아한청년들에 따르면 배민 라이더 수는 지난 2020년 약 20만명에서 코로나 시기였던 2022년 약 33만명까지 늘었고, 지난해에는 약 42만명을 기록했다.


이렇게 탄생한 배달 생태계는 단순 음식 배달 외에도 퀵커머스, 배민상회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결되며 외연을 확장했다. 배달의민족에서 서비스 중인 'B마트'는 지역 내 주요 거점에 마련된 도심형 유통센터(PPC)를 통해 신선식품과 밀키트, 간편식 등 식품부터 생활용품, 소형가전까지 다양한 상품을 주문 즉시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배달하며 '퀵커머스' 시대를 열었다.

65억건 배달 주문 나른 15년의 여정

이 같은 혁신을 통해 국내 배달앱 생태계 조성을 선도해 온 배민은 배달앱 분야의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배민의 월간 주문 건수는 2021년 8월 처음으로 1억건을 돌파하며 약 9년 만에 50배로 성장했다. 지난 15년 간 배민에서 이뤄진 주문 건수는 누적 약 65억건에 달한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CEO /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CEO /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연간 거래액도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 2015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5년 기준 누적 약 153조원을 넘어섰다. 그 결과 그동안 배민 입점을 한번 이상 경험한 외식업주는 누적 약 120만명에 이른다. 월간 방문자수는 2012년 약 100만명에서 2019년 4월 1000만명을 돌파했고, 현재는 매달 약 2100만명이 배민을 이용하고 있다.


15돌을 맞은 배민은 앞으로 지켜나갈 새로운 미션으로 '세상 모든 것이 식지 않도록'을 내세웠다. 모든 고객들의 설렘과 열정, 마음을 신속하게 '배달'한다는 뜻이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15년이라는 시간을 배민과 함께 해주신 외식업주, 고객, 라이더에게 감사드리며 이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배민이 있을 수 있었다"며 "15년 간 이어온 고객 신뢰에 부응하기 위해 더 높은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연결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저작권자 Copyright ⓒ 테크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