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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집은 이란공습 알고 있었다…"펜타곤 주변 배달주문 급증"

뉴스1 양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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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집은 이란공습 알고 있었다…"펜타곤 주변 배달주문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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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곤 피자 리포트' 화제…美·이스라엘 군사작전 직전 주문량 늘어

'팔로워 20만명' 익명 소셜미디어 계정…구글 데이터 기반 분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미국이 언제 어디에서 군사작전을 개시할지 예측하고 싶다면 위성사진이나 통신 도청, 인공지능(AI) 분석이 아니라 피자를 따라가야 한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익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의 '펜타곤 피자 리포트'(PPR)를 인용해 미 군사작전에 대한 통찰을 얻으려면 미 국방부 직원들의 피자 배달 주문량에 주목하라고 보도했다.

PPR는 미 국방부 건물(펜타곤)이 있는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카운티 일대 피자 가게에 대한 구글 데이터를 토대로 작성됐다. 구글 지도는 개인 휴대전화의 타임라인, 위치기록, 매장방문 기록까지 익명으로 수집한다.

펜타곤 주변 피자 가게의 활동량이 급증했다는 것은 곧 펜타곤이 군사작전을 앞두고 밤샘 근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실제 PPR는 지난달 12일 오후 7시쯤 펜타곤 주변 피자 가게들이 호황을 누렸다며 주문량이 급증한 그래프를 공개했다. 한 시간 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과 군사시설 등을 선제 공격했다.

지난달 21일 오후 7시 13분쯤에는 PPR이 펜타곤에서 가장 가까운 파파존스의 활동량이 매우 높은 반면, 펜타곤 직원들이 자주 찾는 한 레스토랑은 한산하다고 공개했다. 이로부터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시설 3곳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8월부터 시작된 PPR는 현재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팔로워 20만 명을 거느리고 있다. 팔로워 중에는 단순한 음모론자뿐 아니라 군인, 교수, 팟캐스트 진행자, 언론인, 정보 마니아 그리고 댄 케인 미 합참의장(대장)도 있다.

자신을 PPR의 창립자로 소개한 한 남성은 "피자 보고서의 취지에 어긋날 수 있기 때문에" 익명을 조건으로 워싱턴포스트와의 채팅에 응한다면서 "사람들은 하루 종일 구글 지도 데이터만 쳐다보고 앉아 있는 사람에 대해 온갖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자신은 군 경력은 전혀 없다면서 PPR를 하는 이유에 대해 "팔로워 대부분도 그럴 것 같은데 보고서가 어리석고 웃기지만 뭔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사실 '피자 지수'(Pizza Index) 이론은 이미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왔다.

냉전 시대에는 소련 요원들이 미국 정부 최고위층의 포장 음식 주문을 모니터링했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실제 KGB가 이런 수법에 의존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냉전 시대 스파이 활동을 연구해 온 듀크대학교 역사학과 사이먼 마일스 교수에 따르면 KGB가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주요 문서들이 보안 벙커로 옮겼는지, 늦은 시간에도 백악관에 많은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지 등을 관찰한 것은 사실이지만 피자는 그 리스트에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피자 이론에 대한 관심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991년 당시 워싱턴 D.C. 지역에 43개의 도미노피자 매장을 운영하던 프랭크 믹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걸프전을 앞두고 펜타곤에 수십 개의 피자를 배달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공습을 시작하기 몇 시간 전에 피자 55개를 백악관으로 보냈다.

빌 클린턴 대통령 탄핵 청문회와 이라크에 대한 '데저트 폭스' 작전이 준비 중이던 1998년 12월에도 백악관과 의회의 피자 배달이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고 한다.

하지만 펜타곤 출신 직원들은 지금 시대가 1980~1990년대와는 다르다고 말한다. 우버 이츠 같은 다양한 배달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펜타곤, 백악관, CIA 직원들에게 새로운 음식 선택의 폭이 넓어져 피자 체인점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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