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왕’ 마리나키스에 차코스·에발렌드까지 그리스 수주↑
美 대형 프로젝트 수요 등에 추가 수주 기대감 ‘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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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사들이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다양한 고부가가치 선종을 중심으로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선주국 중 하나인 그리스발(發) 수주 훈풍이 이어지며 올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자회사 HD현대삼호가 오세아니아 소재 선주와 1조3963억 원 규모 액화천연가스 운반선(LNGC) 4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는 발주처를 ‘오세아니아 소재 선주’로 기재했지만, 업계에서는 그리스 ‘선박왕’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가 이끄는 캐피탈마리타임그룹과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는 세계 최대 선박 보유국으로, 다양한 선종에 대한 선주의 발주 수요가 꾸준해 국내 조선사에는 핵심 시장이다. 특히 LNGC나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초대형암모니아운반선(VLAC)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도 국내 조선사의 주요 고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최근 국내 조선사들이 전통적인 LNGC 강세를 넘어 다양한 선종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캐피탈마리타임그룹은 올해 초 한화오션에 VLCC 2척을 발주한 데 이어 최근 옵션 1척 계약도 추가로 행사했다. 또 한화오션은 그리스 선사 차코스 에너지 내비게이션과도 VLCC 2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는 1척의 추가 옵션이 포함돼 최종 계약 규모는 최대 3척까지 확대될 수 있다. 2015년 차코스가 HD현대중공업과 VLCC 계약을 체결한 이후 10년 만에 국내 조선소에 복귀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수주로 평가된다.
HD현대삼호는 그리스 에발렌드로부터 수에즈막스 탱커 2척을 추가 수주했다. 이외 HD현대삼호는 앞서 아프리카 선사와도 2453억 원 규모의 VLAC 2척 건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도 서아프리카로부터 VLAC 2척을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올해 국내 조선업계의 LNGC 수주 실적은 아직 8척밖에 그치고 있지만, 다양한 고부가 선종 수주를 기반으로 국내 주요 조선사 5곳의 전체 수주 실적은 171억 달러에 달한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한다면 지난해 수주 실적인 376억 달러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리스 선사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고부가 선종에 대한 투자 여력이 풍부하다”며 “선종 다변화 전략이 올해 수주 확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대량 발주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 알래스카 LNG 가스 프로젝트, 루이지애나 CP2 LNG 수출 프로젝트 등 대형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어 추가 수요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 강화로 친환경 에너지 운송선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업계엔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이투데이/손민지 기자 (handm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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