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일하는 대통령' 이재명의 한 달(上)
━
"내가 원한 대통령" "경기 살려주길"···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민심
━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 울주군 언양알프스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연설을 보면서 '내가 원했던 대통령이구나' 하는 생각이 딱 들었어요."-상인 허선영씨(50대 여성, 이하 가명)
"실행력 좋은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대로 경기회복시켜줬으면 좋겠어요."-약사 안준혁씨(40대 남성)
오는 3일 취임 한 달을 맞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서울시민들은 대체로 합격점을 줬다. 60%를 넘는 지지율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달 24~26일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에게 물어 지난달 27일 발표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64%였다. 같은 기관에서 조사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취임 후 첫번째 지지율 52%을 웃도는 수치다.
지난달 2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남성시장)에서 만난 곡물 상인 허선영씨는 이 대통령에 대해 "지난번 현충일 연설(기념사)이 인상 깊었다"며 자신이 원했던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 국가를 위한 희생에 합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방문한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많은 시민들이 시장을 찾아 장을 보고 있다. 남성시장은 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현충일 추념식을 마치고 방문한 시장이다./사진=조성준 기자 |
시장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안준혁씨는 "이 대통령이 실행력이 좋지 않느냐. 추가경정예산이나 지역화폐도 말한 대로 실천하고 있다"며 "말한 대로 경기도 회복시켜줬으면 좋겠다.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소통 노력에 대한 높은 평가도 나왔다. 이수역 앞에서 만난 조혜연씨(60대 여성)는 "지난번 이 대통령이 광주에 가서 시민들과 대화한 것(타운홀미팅) 있지 않았나"라며 "나 같은 사람도 대통령에게 할 말 있으면 거기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 대통령을 보면 (각본을) 짜고 하는 것도 없고 자기 향해 고함치는 사람에게도 마이크 주고 이야기하라고 하더라, 그런 게 좋았다"고 했다.
비록 취임 후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아직 체감경기가 개선되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도 있었다. 남성시장에서 만둣집을 운영하는 김수혁씨(30대 남성)는 "당장 경기가 좋아진 것 같지 않다. 워낙에 불경기여서 아직은 (체감경기 개선이) 더딘 것 같다. 여전히 힘들다"고 했다.
반찬 가게를 운영하는 정용갑씨(70대 남성)는 "지금 같은 경기에는 대통령 할아버지가 와도 안 된다. 시장에 돈이 돌아야 한다"며 "전 국민 지원금이니, 지역화폐니, 발행해도 그때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그랬다. 대통령 바뀐 것과는 관계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 추이/그래픽=이지혜 |
이 대통령의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300과의 통화에서 "직전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사효과가 크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윤석열 전 대통령보다는 잘할 것이라고 국민이 기대했다"며 "현재까지 이재명 정부가 특별히 실수한 게 없다. 야당과 협치하는 모습, 3대 특검을 가동하는 등 약속을 지키는 모습이 이전 정부와 더 비교되는 상황이 지지율에 반영된 것이다. 지금은 이 대통령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향후 이 대통령의 과제로는 '협치'가 제시됐다. 이내영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야당을 어떻게 상대하느냐, 여당의 독주가 아닌, 어떻게 야당을 설득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하느냐를 보여주는 게 이 대통령의 시험대"라며 "지금까지는 여야가 만났어도 상견례 수준이라 이 대통령이 협치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국무총리 임명 과정이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절차를 지켜보고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협치를 한다면 국민들의 지지도 탄력을 받을 것이다. 민심에 귀기울이면서 인사든, 정책이든 독주하려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3.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캘거리=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6.17. |
━
한달새 5kg 빠진 비서실장, 코피 터진 안보실장···코스피는 3000 돌파
━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주요 일정/그래픽=김지영 |
#대통령실의 주인이 바뀐 지 한 달. 강훈식 비서실장은 체중이 5kg 가량 빠졌다. 김용범 정책실장도 수척해진데다 입술이 하얗게 텄다. 71세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을 수행해 첫 해외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중 코피가 터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새 정부에서 '일하는 대통령' 이재명을 보좌하는 최고위 참모들의 근황이다.
이 대통령을 경기도지사 시절 보좌했던 공무원 출신 A씨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일하는 특징 중 하나는 굉장히 속도감있고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 시청 공무원들에게 '여러분의 1시간은 (성남시민) 100만시간의 가치가 있다'고 했고 경기도지사 시절에는 '(경기도민) 13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고 했었다. 요즘에는 '(전국민)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고 하지 않나. 대통령실 직원들의 업무량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2025.6.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
지난달 4일 새벽 6시21분 공식 임기를 시작한 이 대통령은 당일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등을 임명하고 그날부터 바로 밤늦게까지 회의를 주재했다.
첫 여야 회동도, 첫 정상외교도, 민생 현장 방문과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편성도 모두 속도전이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와 오찬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이 대통령,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송 원내대표, 우상호 정무수석.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6.22.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
취임 첫 날 취임선서 직후 국회 사랑재에 열린 원내정당 대표들과의 오찬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취임 18일 만인 지난달 22일 여야 지도부를 서울 한남동 관저에 초청해 오찬회동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첫 영수회담은 취임 720일 만이었다.
이 대통령은 첫 정상외교를 위해 취임 12일 만인 지난달 16일 출국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해 캐나다 현지에서 이틀 간 일본 10개국 정상들과의 릴레이 회담을 소화했다.
취임 14일 만에 첫 한일 정상회담을 한 셈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첫 회담을 한 건 취임 약 2개월 만이었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한 달 사이 민생 현장 방문은 지난달 6일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12일 이태원 참사 현장, 13일 경기 연천 기본소득제 시범사업 현장, 20일 울산 재래시장, 26일 용산 대통령실 인근 골목상권 등 다섯 차례나 이뤄졌다.
이밖에도 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했고 12일에는 한강홍수통제소를 찾아 수해 대비 현장을 점검했다. 홍수통제소에선 약 80분에 달하는 회의 내용 전체를 공개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수해(장마) 대비 현장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6.12.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
지난달 20일에는 울산 울주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참석했다. AI 산업 육성은 이 대통령이 최우선 순위로 꼽은 공약이다. 닷새 뒤에는 광주에서 첫 타운홀미팅을 갖고 현장에 모인 지방자치단체, 학계, 시민들과 군 공항 이전 문제나 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가장 크게 달라진 것 가운데 하나가 최전방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오후 우리 군 당국이 전방지역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라도 지시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6월 북한의 무차별적인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에 대응해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한지 1년 만이었다. 이같은 조치에 북한도 대남 소음 방송을 중단하면서 휴전선에 평화가 찾아왔다.
[연천=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경기도 연천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방문해 망원경으로 북측을 살펴보고 있다. 2025.06.13.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해외에서 돌아오자마자 국무회의를 주재, 세입경정 10조3000억원이 포함된 총 30조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대규모 추경안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달 20일 코스피지수는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오는 3일 취임 한 달을 맞아 집권 후 첫 기자회견을 연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번 기자회견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한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조기 안착을 알리고 앞으로의 국정운영 방향과 주요 정책 등에 대해 활발히 소통하는 자리로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