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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01.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집값 상승과 부동산 투기에 대해 문제의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대책이 조만간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집값 억제를 위한 세제 정책은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손대지 않는 게 좋다"고 밝힌만큼 후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의 투자 수단이 주택 또는 부동산으로 한정되다 보니 자꾸 주택이 투자 또는 투기 수단이 되면서 주거 불안정을 초래해 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취임 이후 부동산 투기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과 정부에선 부동산 공급 대책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집값 안정 대책에 대해 "지금 대출 규제가 나오지 않았느냐"며 "시장 등 여러 상황을 지켜보면서 공급에 대한 요구가 있기 때문에 공급망에 대한 검토도 있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수도권과 규제 지역에서 주택 구입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1인당 최대 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는 내용의 규제를 지난달 28일부터 시행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장 2026년, 2027년쯤 되면 주택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주택 공급 계획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어 "새롭게 마련하기보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 계획하고 발표했던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이나 공공 재개발 계획 등을 점검해 신속하게 추진하는 것이 우선돼야 된다"고 했다.
그러나 부동산 세제 정책은 당장 추진되지는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우세하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월 유튜브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부동산 세제는) 가급적이면 손대지 않는 게 좋다"며 "부동산 정책은 손댈 때마다 문제가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강 대변인은 부동산 세제 정책과 관련 "제가 대답드리기 쉽지 않은 부분"이라면서도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 여러 번 강조했던 바이긴 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시장에 몰렸던 시중 자금을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으로 흐르게 해 부동산 시장의 투기화를 완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근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이 정상화되면서 대체 투자 수단으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며 "이 흐름을 잘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비공개 회의 중 "주식 투자가 정상화되는 흐름이 제대로 안착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고 한다.
한편 이 대통령은 내각에 국회를 존중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아무리 우리가 외형적으로 높은 자리, 높은 권한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임명된 권력은 선출 권력을 존중해야 한다"며 "국회는 국민으로부터 직접 권력을 위임받은 기관이어서 우리 국무위원들께서 국회에 가시면 그 직접 선출된 권력에 대해서 존중감을 가져 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좋든 나쁘든 그런 것은 중요치 않다"며 "국가의 기본적 질서에 관한 문제니까 최대한 국회 존중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 출신으로서 입법부의 권위를 강조하는 한편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선 여당은 물론 야당과 협치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재차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대통령 혼자 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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