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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취임 한달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듣고싶은 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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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취임 한달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듣고싶은 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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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일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회견을 갖는다. 역대 대통령들이 보통 취임 100일을 전후해 첫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이 대통령은 관례를 깨고 국정 현안에 대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소통의 형식 못지않게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중요하다.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개선되고, 해묵은 정치갈등이 해소될 것이라는 희망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미사여구는 필요 없다. 국정 현실을 털어놓고 국민들에게 고통분담을 호소하는 편이 낫다.

3일 기자회견은 대통령과 언론이 보다 가까이에서 소통할 수 있는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된다. 민생경제, 정치, 외교·안보 등 분야별로 나눠 기자들이 질문하고 대통령이 국민들을 향해 대답한다.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가장 듣고 싶어할 주제는 아마도 민생 회복 방안일 것이다. 청년들에게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어줄 것인지, 상법·노란봉투법에 반발하는 기업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투자를 이끌어낼 것인지, 집값은 안정시킬 수 있는지. 답해야 할 질문이 많다. 대선 공약으로 약속했더라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과 장기과제로 추진할 것을 구분해 양해를 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정치적 통합에 대한 메시지도 빼놓을 수 없다. 취임 후 이 대통령은 여러 차례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했지만, 국회에선 여당이 법사위 등 4개 상임위원장 직을 독식하고 야당이 김민석 총리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등 '협치 실종' 상태다. 검찰개혁 등 여야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현안에서 야당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여당의 법안 단독처리가 반복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구상을 밝혀야 한다.

대통령이 모든 현안에 완벽한 답을 내놓을 수는 없다. 국민이 원하는 것도 대통령의 진정성과 솔직함일 것이다. 국제정세의 한계, 재정의 한계를 솔직히 털어놓고 국민연금 개혁, 인프라사업 속도 조절처럼 인기 없는 이슈에 대해서도 답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한 달간의 성과를 자화자찬하거나 대선 공약을 나열한다면 아무런 감동을 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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