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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마다 100명씩 "외로워서" 숨진다…WHO의 경고

머니투데이 변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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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마다 100명씩 "외로워서" 숨진다…WHO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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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 6명 중 1명 "외롭다"…
사회적 고립, 신체·정신 건강도 해쳐,
외로움·고립에 매년 87만여명 사망…
청년·노년·저소득층 '취약' 평가

1일 서울 중구 신당역에 '외로움안녕120' 홍보물이 게시돼 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으로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대화와 도움을 제공하는 콜센터 '외로움안녕120'을 시범운영한다. 2025.4.1/뉴스1

1일 서울 중구 신당역에 '외로움안녕120' 홍보물이 게시돼 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으로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대화와 도움을 제공하는 콜센터 '외로움안녕120'을 시범운영한다. 2025.4.1/뉴스1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은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며,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시간당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회적 연결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물론 학교·직장에서의 성취와 안전한 공동체 구축에도 필수적이라며, 각국 정부가 정책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WHO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 '외로움에서 사회적 연결로: 더 건강한 사회로 가는 길을 계획하다'에 따르면, 2014~2023년에 지구상 인구 6명 중 1명이 외로움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젊은층(13~29세)의 경우 5명 중 1명,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 4명 중 1명이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더욱 취약한 집단임을 나타냈다.

WHO는 외로움을 "현재 맺고 있는 관계가 자신이 원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을 때, 가령 친구가 있어도 이해받거나 지지받지 못할 때처럼 주관적인 고통의 감정"이라고 정의했다. 또 "다른 사람들과 거의 얘기하지 않는" 등의 상태를 사회적 고립으로 정의하며, 노인 3명 중 1명, 청소년의 4명 중 1명이 사회적 고립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또 장애인·난민·성소수자·소수민족 등을 고립 가능성이 높은 집단으로 지목했다.

WHO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은 "심장병·뇌졸중·고혈압·당뇨병 등의 신체적 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정신 건강을 해쳐 우울증·불안·자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2014~2019년 조사 기준,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배경인 사망은 매년 87만1000건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이를 365일로 나누면 하루에 약 2386명, 24시간을 쪼개면 시간당 99.4명에 달한다.

/그래픽=WHO

/그래픽=WHO


사회적 연결의 정도는 개인의 성취에도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로움을 느끼는 10대들은 그렇지 않은 또래보다 나쁜 성적을 받을 가능성이 22% 높았고, 성인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거나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봤다.

보고서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의 주요 원인으로 질병과 신체적 장애, 낮은 소득과 교육 수준, 인종과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 취약한 사회안전망 등을 꼽았다. 노년층의 경우 은퇴와 배우자의 상실, 청년층은 괴롭힘 피해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디지털 기술은 "사회적 연결에 미치는 영향이 복합적"이라며 이동성이 제한된 장애인에겐 도움이 되겠지만, SNS(소셜미디어) 등이 청년층의 정신건강 미치는 악영향을 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WHO는 각국의 사회적 연결 확대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주문하면서 194개 회원국 중 덴마크·핀란드·독일·일본·네덜란드·스웨덴·영국·미국 8개국만이 WHO가 제시한 기준에 부합하는 정책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모든 분야의 지도자들이 사회적 연결을 공중 보건의 우선순위일 뿐만 아니라 더 건강하고, 포용적이며, 회복 탄력적인 세상의 기반으로 인식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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