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개와 고양이가 여성 반려인을 편애한다고 알려져 있다. 남성이 특별히 잘못해서가 아니다. 타고난 신체적 특성 때문인 경우가 많아, 괜히 억울하겠다 싶기도 하다.
주변의 많은 반려인이 자신의 반려동물이 남성보다 여성을 더 좋아한다고 말한다. 산책에서 만나는 반려인의 십중팔구가 여성인 점을 감안하면 주보호자가 여성인 데서 오는 익숙함의 영향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아닌 게 아니라 다양한 관찰과 실험이 반려동물의 여성 편애를 증명하고 있다.
(일러스트 프리픽) |
덩치도 그렇다. 일반적으로 여성에 비해 남성이 체구가 더 크다 보니 동작도 크고 보폭도 넓은데 이것이 반려동물에게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발소리도 커 소리에 청각이 예민한 개체라면 더 놀라거나 경계하기 쉽다.
반려견과의 유대 관계를 높이기 위해선?
한 가지 더. 표현 방식의 차이도 있을 법하다. 남성보다는 여성 쪽이 깊은 유대 관계를 맺는 데 노련하고 상대의 감정을 섬세하게 살피는 편이라는 말이다. 영국에서 반려인 40명에게 개 짖는 소리를 들려주고 개의 기분을 알아 맞히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개가 기쁜지, 두려운지, 화가 났는지 알아맞힌 쪽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았단다. 아무래도 자신의 기분을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해소해 주려 노력하는 상대에게 더 마음이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밖에도 후각이 예민한 개체라면 여성보다 체취를 강하게 풍기는 남성에게 더 경계심을 가질 수 있다고.물론 모든 반려동물이 예외 없이 여성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성별을 떠나 공통적으로 경계하는 유형도 있다. 모자를 쓴 사람, 지팡이나 우산 같은 길고 뾰족한 물건을 손에 든 사람, 술 냄새를 풍기는 사람, 폭언이나 폭행 등 부정적인 기억을 심어 준 사람 등이다.
그러니 반려동물의 경계를 낮추고 사랑받고 싶은 남성이라면, 몸을 최대한 작게 만들고 목소리를 ‘솔’ 높이에 맞추어 경쾌하고 부드럽게 말을 거는 것에서부터 관계 맺기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일러스트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86호(25.07.01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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