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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기재부, 재정건전성보다 경기 대응…문제는 ‘새 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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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기재부, 재정건전성보다 경기 대응…문제는 ‘새 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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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첫 경제 사령탑 맡아 ‘재정 역할 새판 짜기’ 과제 받아
“예산·재정, 성과 측면에서 봐야…국가 발전에 필요하다면 돈 써야”
저성장 속 확장 정책, 나랏빚 증가 우려…세수 확보 대책 필요 지적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30일 서울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권도현 기자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30일 서울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재명 정부의 첫 경제 사령탑으로 그동안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해온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이 지명되면서 정책 기조 변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중시해온 재정건전성 중심의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경기 대응을 위한 재정의 역할을 새롭게 세우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다만 확장재정이 이어지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게 가장 큰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30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해 청문회 준비와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은 기재부 차관보 산하 경제정책 담당 부서로부터 경기 여건과 물가 등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통’인 구 내정자가 경제 사령탑으로 지명됨에 따라 재정 확장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예산실장과 기재부 2차관을 역임하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주도했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중장기 재정건전성은 유지해야 하지만 꼭 필요할 때 이 돈을 쓰면 대한민국 발전한다고 하면 써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경기 대응을 위한 재정 운용 해외사례 조사’에 관한 연구용역 계약도 추진 중인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최근 ‘경기 대응과 재정의 지속 가능성 확보 방안’에 관한 연구용역을 추진한 데 이어, 저성장 국면에서 재정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잇달아 관련 연구를 추진하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해외 주요국들의 재정 운용과 제도 전반을 연구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새로운 재정준칙 수립에도 나섰다. 국회 사무처와 협업해 공청회를 열어 재정준칙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재정준칙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재정수지나 국가부채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법으로 정해 관리하는 규범을 말한다. 정부가 정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 등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 저성장 국면에서 경기 대응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재정정책의 방향이 달라진 데에는 저성장 기조 속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신중하게 재정을 운용한다는 비판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일부 경제1분과 위원들은 “지난 정부가 재정 운용에 소극적이어서 경기 대응이 적시에 이뤄지지 않았다”며 “왜 재정을 긴축적으로 운영했는지 설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 확장 정책의 관건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재정 확장 정책을 지속할 경우 나랏빚 증가세는 더욱더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성장률을 끌어올려 세금이 많이 들어오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밖에 대안이 없다. 구 내정자도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미래 먹거리 투자를 통해 파이를 키우겠다”고 강조한 만큼 향후 경제정책 방향은 신산업 정책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없이는 한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AI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시도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그동안 민간과 정부가 함께하는 모델이 충분하지 않았던 만큼 점점 협업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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