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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한미 정상회담 추진…트럼프 'GDP의 5% 국방비' 요구 대처는

머니투데이 김인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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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한미 정상회담 추진…트럼프 'GDP의 5% 국방비' 요구 대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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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국방부 "韓, 美의 주요 동맹국 중 GDP 대비 국방비 비율 가장 높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 회담에서 기자회견 중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 회담에서 기자회견 중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AFP=뉴스1



한국과 미국이 7월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를 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안보 청구서'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2기는 현재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올리라는 요구를 공식화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3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미국의 국방비 증액 요구와 관련한 입장으로 "한국은 미국의 주요 동맹국 중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라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엄중한 안보상황을 고려해 국방비를 지속 증액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국방비는 약 61조원으로, GDP의 약 2.3% 수준이다. 이를 미국의 요구에 맞춰 5%로 늘리려면 2배, 즉 120조원 이상으로 증액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주둔에 관한 방위비 분담금을 100억달러(약 13조5000억원)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액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2035년까지 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관련 합의에는 2035년까지 각국 GDP의 최소 3.5%를 핵심 국방 지출에 투입하고 GDP의 최대 1.5%를 안보 인프라 등에 투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때문에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도 GDP의 5% 수준으로 국방비 증액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나토 회원국 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동맹이 GDP의 5% 수준으로 국방비를 지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다음달 8~9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고율 관세와 국방비 인상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들어 현실화하고 있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 국방비 증액 압박 등은 더 이상 미국이 동맹의 방어를 전적으로 책임지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입을 모은다. 국방비 증액 요구와 관련해선 장기간 단계적으로 올리는 형태로 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GDP의 5%는 단순한 숫자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 '이제 자국의 방어는 각자 책임지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한국은 북한의 재래식 위협을 미국이 더 이상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현실을 마주하고 군사대비태세 강화 등에 힘을 써야 한다"고 했다.

엄효식 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미국이 원하는 모든 요구의 목적은 결국 국방비 인상"이라며 "트럼프 2기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라 국방비가 늘면 무기 구매가 늘고 미국 군수·방위산업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당장 GDP의 5% 수준으로 인상이 불가능한 만큼 나토처럼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3%까지 올리는 등 실현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협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최근 일본은 미국이 자국의 주권사항인 국방비 증액을 대폭 요구하자 외교·국방(2+2) 회의를 취소했는데, 이를 참고해 일본과 힘을 모아 미국의 공세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루비오 장관이 다음달 8~9일 방한하면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가 아직 정식으로 임명되지 않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만남에서 한미는 다음달 말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한미 정상회담 관련 논의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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