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특위는 국가 예산안과 결산안을 심사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추경예산 심사를 포함해 내년도 예산안 논의가 본격화되는 중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충청권 광역단체와 기초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요청하는 국비 사업이 걸려 있는 만큼, 충청지역구 예결위원들 역할이 적지 않다.
예결위는 총 50명 규모로 구성되며, 위원들은 각 지역의 예산 현안을 챙기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도 활용된다.
이번에 선임된 더불어민주당 이강일(충북 청주 상당), 이재관(충남 천안을), 조승래(대전 유성갑) 의원과 국민의힘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장동혁(충남 보령·서천) 의원 모두 중진 또는 실무형 인사들이다.
이들 예결위원이 가져야 할 첫 번째 인식은 예산의 본질적 의미다.
예산은 단순한 돈의 배분이 아니라, 국민의 세금이자 국가 정책의 우선순위를 반영하는 핵심 수단이다.
예산이 어느 분야에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국민의 삶의 질은 물론, 지역 간 격차 해소 여부까지 달라진다.
그렇기에 '국민의 삶과 직결된 예산이 낭비 없이 쓰이도록 철저히 점검하겠다'는 각 의원들의 다짐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특히 지금은 경제가 매우 어려운 시기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삼중고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재정여건이 팽팽하게 조여지는 와중에도 반드시 필요한 곳에는 돈이 흘러가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예결위원들의 균형감각과 예산안 심사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충청권 현안이 '중앙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감시자 역할과 함께, 과도한 지역 이기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하는 절제력도 필요하다.
또한 충청권은 현재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균형 축으로서 상징적·전략적 위치에 있다.
행정수도 세종시를 비롯해 과학수도 대전, 미래차 산업을 추진 중인 충남, 청주공항과 오송 바이오로 대변되는 충북 등 각 도별로 전략 산업이 명확한 상황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성장축이 예산 지원을 통해 가시화된다면, 충청권은 국가 균형발전의 중심으로 다시 부상할 수 있다.
따라서 예결위원 5명이 당리당략을 넘어 충청권 전체를 아우르는 전략적 공조체계를 마련한다면, 국회 심의 과정에서 각 광역자치단체의 현안이 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다뤄질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예결위원들은 자신이 속한 상임위와 연계해, 예산의 사전 편성단계부터 정책적 방향성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단순히 '지역 예산을 많이 따오겠다'는 선언적 수준을 넘어서, 충청권의 미래 전략을 국회 예산 틀 속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가 핵심 과제다.
예결특위는 예산이라는 정치의 마지막 문턱이다.
충청권 5인의 예결위원들이 이 문턱에서 지역의 발전을 위한 '결정적 한 수'를 반드시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충청권예결위원,예결위,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