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제작된 '캣비기' 7월 중 공개…글로벌 시장 정조준
백현정 CJ ENM AI사업추진팀장은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CJ ENM 센터에서 개최된 ‘CJ ENM 컬처 톡(TALK)’ 행사에서 “AI는 영상의 산업을 또 한 번 혁신해 줄 새로운 기술”이라며 “CJ ENM의 AI 콘텐츠 솔루션 기술을 활용해 숨겨져 있는 스토리를 발굴하고, 제작 품질을 높이는데 기여함으로써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 스크립트부터 시네마틱까지 AI가…“전담조직 확대로 AI프로덕션될 것”
이날 백 팀장은 CJ ENM이 콘텐츠 제작 전담 AI 모델 ‘AI스크립트’ ‘시네마틱AI’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AI스크립트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단계에서 도움을, 시네마틱 AI는 AI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유용한 솔루션이다.
우선 AI 스크립트는 콘텐츠 트렌드, 소비자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잠재력 있는 원천 지적재산권(IP)을 발굴하고, 적합 장르 및 미디어를 제언해준다. CJ ENM 측은 기존 빅테크 기업의 AI 모델보다 문학적 언어 이해도가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또 ‘시네마틱 AI’는 드라마, 영화 등 내러티브 콘텐츠에 최적화된 AI 영상 제작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각각 개별 AI 툴로 작업해야 했던 이미지·비디오·음성 작업을 하나의 툴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해 효율성을 개선했다. 캐릭터와 배경을 3차원(3D)로 자동 데이터화하는 기술도 탑재해 기존 AI 콘텐츠 제작에서 한계로 지적됐던 캐릭터 일관성 유지도 가능해졌다.
박훤 CJ ENM AI 크리에이터는 “시네마틱 영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우가 한 컷을 촬영하고, 다음 컷을 찍을 때 머리 한 결이 흐트러지면 몰입이 깨지고 인물이 달라 보이는 경우가 있다”며 “AI로 작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로 일관성이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개선한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기술들에 활용된 AI 모델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개발한 다양한 AI 멀티모달 모델(텍스트·음성·영상 데이터도 함께 처리가 가능한 AI 모델)들이 사용됐다. 다만, 해당 모델을 실무에 직접적으로 투입하기 하기 위한 미세조정(파인튜닝) 등은 CJ ENM의 자체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백 팀장은 “시네마틱AI에는 현존하는 대부분의 빅테크 AI 모델들에 대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연계해서 활용하고 있다”며 “구글의 ‘비오’와 오픈AI ‘소라’ 등을 비롯해 다양한 AI 솔루션들이 있는데, 각 모델이 지니고 있는 장점을 발췌해 프로덕션 시스템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CJ ENM은 AI 전담조직을 통해 콘텐츠 사업 전반에 AI를 녹여내겠다는 전략이다. 조직은 콘텐츠 발굴에 집중하는 ‘AI 감독’을 중심으로, AI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AI 기술감독(테크니컬 디렉터)’ 사업화 작업은 ‘AI 사업감독(비즈니스 디렉터)’등 역할이 구분돼 있다.
백 팀장은 “AI사업추진팀은 약 30명 규모로 구성돼 있다”며 “3개의 그룹의 전문 인력을 기반으로, 인력을 확대해 영상 사전작업(프리프로덕션)부터 후반작업(포스트프로덕션)까지 전단계에서 AI를 활용하는 AI프로덕션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캐릭터 구상만 사람이…나머진 100% AI로”...AI 제작 애니메이션 ‘캣비기’ 공개
AI사업추진팀의 가시적인 성과는 연내 공개 예정인 애니메이션 콘텐츠 ‘캣 비기’를 통해 살펴볼 수 있을 전망이다.
CJ ENM은 이날 행사에서 자체 AI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직접 제작한 신규 AI 애니메이션 ‘캣 비기(Cat Biggie)’ 시리즈도 최초로 선보였다. 기획 및 캐릭터 개발 포함 총 5개월 만에 완성된 작품으로, 참여 인원도 AI 기획, 제작 전문가 단 6명에 불과하다. 통상 5분 분량 3D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해서는 20명~30명 인력이 투입되며 3~4개월 시간이 소요된다.
캣 비기는 국경을 초월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기획한 글로벌향 시리즈로, 고양이가 병아리를 만나 아빠가 되는 육아대디 성장 스토리다.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만큼, 논버벌(Non-verbal,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콘텐츠)로 제작됐다. 약 2분 분량 숏폼 총 30편이며, 전 세계 어디서나 만나볼 수 있도록 유튜브 채널을 통해 7월중 순차 공개한다.
캣 비기 제작을 맡은 정창익 CJ ENM AI 크리에이터는 “(캣 비기는) 100% AI로 제작이 됐다”며 “캐릭터를 개발하는 과정만 수작업으로 시작을 했으며, 이후 CJ ENM AI 솔루션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CJ ENM은 캣 비기를 시작으로 AI 활용 영상 콘텐츠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의 정서를 AI 기술로 구현한 스릴러 콘텐츠 ‘아파트’ ▲ AI 기술로 대규모 장면을 구현한 글로벌 AI 콘텐츠 ‘레전드’ 등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신근섭 CJ ENM 전략기획담당은 “현재 기획, 제작, 유통·마케팅 등 콘텐츠 제작 단계 전반에 AI기술을 적용해 프로세스를 선진화하는 한편, AI 콘텐츠 제작을 확대해 신유형 원천 IP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AI 기술, 콘텐츠 기획, 사업 역량을 모두 겸비한 AI 스튜디오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임상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참석해 AI 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위한 정책 방향을 제언했다.
임 변호사는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K-콘텐츠가 AI콘텐츠 시대를 리드할 수 있으려면, 창의성을 가진 CJ ENM과 같은 기업이 산업 성장을 주도할 수 있게 육성해야 한다”며 “AI 콘텐츠 산업 맞춤형 가이드 수립, 저작권 및 데이터 보호를 위한 전담 부서 신설 등 법과 제도 정비해 글로벌 AI 콘텐츠 시장을 선도할 생태계 기반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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