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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포기" 문의 뚝 끊긴 한강벨트…노도강·금관구로 '풍선효과'

머니투데이 이민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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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포기" 문의 뚝 끊긴 한강벨트…노도강·금관구로 '풍선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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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29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계업소에 잠실아파트단지 매물정보가 붙어있다.   서울 아파트의 74%에 해당하는 127만 6257가구가 정부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 6억 원 제한 조치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8일부터 시행된 이번 규제로 서울 25개 구 중 18개 구에서 기존보다 대출 가능액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날 부동산R114 분석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시세는 14억 6000만 원에 달하지만 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되면서 평균 8억 6000만 원 이상의 현금이 있어야 입주가 가능하다.  2025.6.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29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계업소에 잠실아파트단지 매물정보가 붙어있다. 서울 아파트의 74%에 해당하는 127만 6257가구가 정부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 6억 원 제한 조치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8일부터 시행된 이번 규제로 서울 25개 구 중 18개 구에서 기존보다 대출 가능액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날 부동산R114 분석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시세는 14억 6000만 원에 달하지만 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되면서 평균 8억 6000만 원 이상의 현금이 있어야 입주가 가능하다. 2025.6.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정부가 발표한 대출 규제 강화 방안의 여파로 서울 아파트 시장에 온도차가 뒤집히고 있다.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인 한강변 일대는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며칠 사이에 '거래 실종' 수준으로 위축된 반면, 대출 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 서울 외곽 지역은 상대적인 수혜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정부와 업계 분석에 따르면 이번 대책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서울 아파트 전체의 약 74%가 대출 제한에 걸린다. 서울시내 전체 아파트 약 171만7384가구(임대아파트 제외) 중 127만6257가구가 적용 대상이 된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18개 구 내 대출액이 종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해당 18개 구 중 비규제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 규제지역인 강남3구와 용산구는 LTV 50%를 적용했을 때 소득에 따라 10억원 이상도 대출받을 수 있었지만, 이번 규제로 대출액은 6억원 한도로 제한된다. 서울 아파트 평균 시세가 14억6000만원 선인 것을 고려하면 자기 자금으로 8억6000만원 이상이 있어야 매매가 가능하다.

앞서 이달 27일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내놨다. 대출 한도를 주택 가격·차주 소득 등 조건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6억 원으로 제한하고, 수도권 주택 구입 시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며 전세대출 요건도 함께 강화한 게 핵심이다.

강남, 용산, 마포 등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한강벨트' 지역은 규제 여파로 사실상 매수 문의가 끊겼다는 반응이다. 최근까지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던 이들 지역은 매수세에 제동이 걸리면서 거래 성사 건이 급감하는 모습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하루라도 늦게 사면 지각비로 돈을 더 내야 한다는 말이 쏙 들어갔다"며 "주말 이후 대수 수요마저 관망으로 돌아서는 분위기가 더 뚜렷해졌다"고 했다.

반면 규제 대상이 아닌 수도권 외곽 지역, 6억 원 이내 대출로 매입이 가능한 지역은 매수세가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대출한도에 걸리는 금액대의 주택에 대한 매수수요가 집중될 수 있어서다. 정책 풍선효과가 예상되는 곳은 집값 상승 시기에 소외 지역으로 분류된 노원·도봉·강북·금천·관악·구로·중랑 등 7개 자치구다.


외곽 및 중저가 아파트에 관심이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경기도와 인천의 평균 매매가는 각각 5억8525만원, 4억4667만원으로 시세 자체가 6억원 이하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강력한 대출 규제로 단기 수요 위축이 예상된다"며 "다만 강남3구 고가주택 지역에서 중저가 지역으로 대체 물건을 찾으려는 수요가 풍선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출 규제가 수도권 부동산 과열을 단기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는 분명하지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이번 대책은 부동산 수요를 억제하는 단기 방어로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며 "다만 거래 위축 등으로 실수요자와 임차 수요까지 얼어붙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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