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실태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3월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정책을 포기하고 북한과 핵 동결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칼럼이 실렸다.
NYT에서 안보 문제를 다루는 칼럼니스트인 W J 헤니건은 29일(현지시간) ‘미국은 이란과 같은 방식으로 북한을 대할 수 없다’ 제목의 칼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대북 제재를 완화해주는 대가로 빠르게 성장하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동결할 수 있는 외교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 같은 대북정책 전환이 한국과 일본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도 “늘어나는 위험을 관리하기 시작하려면 접근 방식이 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가 수집한 위성사진 자료 등을 토대로 북핵 시설을 분석한 결과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이 28개 지역에 분산돼 있고 지하에도 추가 시설이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며 “현실을 인정하고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오는 게 북한이 제기하는 증가하는 위협을 억제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헤니건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부터 역대 대통령들이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면 안 된다”는 접근 방식만을 고수해 북한의 핵 야심을 억제할 기회를 놓쳐왔다며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을 ‘광기’라고 부른다면 북한에 대한 워싱턴의 접근법은 확실히 그 기준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헤니건은 “미국은 평양과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은 적이 없는데 북한에서 매일 수천 개의 원심분리기가 돌아가는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은 더 의미가 없다”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핵무기 비축량은 계속 증가해 다른 8개 핵 강국과의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니건은 “트럼프 행정부가 실패한 정책(대북 핵 정책)을 완강히 통제하기보다는 긴장 고조를 억제하는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갈 더 현명한 전략이 있는데도 과거의 족쇄가 행정부를 휘두르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된다”고 썼다.
헤니건처럼 최근 일부 미국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를 포기하면서도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억제할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조지타운대 교수)도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대북 정책은 다른 어떤 미국 대통령도 제안하지 않을 과감하고 획기적인 조치, 즉 양보를 포함할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포기를 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김정은 국무위원장)와 매우 잘 지내고 있다”며 “갈등이 있다면, 북한과 갈등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과 대화 재개 의지를 재확인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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