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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지중해 감성 즐기며 가족과 스케이트... 남해선 됩니다[New &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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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지중해 감성 즐기며 가족과 스케이트... 남해선 됩니다[New &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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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개장 '쏠비치 남해' 가보니]
포지타노·다랭이논 본떠 설계
남해 절경에 지중해 감성 접목
사계절 스케이트장 등 차별화
"年 최대 110만 명 방문 기대"
최남단 위치, 접근성 개선 숙제


7월 5일 오픈하는 경남 남해군 쏠비치 남해. 소노인터내셔널 제공

7월 5일 오픈하는 경남 남해군 쏠비치 남해. 소노인터내셔널 제공


6월 26일 오전 9시. 프랭크 시내트라의 명곡 '마이웨이(My Way)'의 멜로디가 울려펴지자 피겨 스케이터 최다빈(25·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아름다운 몸짓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그가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스핀 동작으로 연기를 마무리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실내 빙상장의 차디찬 피겨 무대가 떠오르겠지만 이곳은 경남 남해군 쏠비치 남해 호텔·리조트의 야외 스케이트장(아이스비치·Ice Beach)이다.

이른 아침에도 25도가 넘는 한여름에, 그것도 야외에서 어떻게 피겨 스케이팅이 가능할까. 아이스비치의 바닥이 얼음이 아니라 플라스틱(친환경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윤활유를 뿌려 빙상장에 가까운 빙질감(주행감)을 구현했다. 최다빈은 "(빙상장과) 다르긴 하지만 전문 선수가 아닌 일반인이 스케이트를 타는 곳이라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김덕원 소노인터내셔널 호텔앤리조트부문 남부 총괄임원은 "탁 트인 남해 바다를 보면서 스케이팅하는 특별한 경험은 이곳에서만 할 수 있다"고 했다.

피겨 스케이터 최다빈이 6월 26일 오전 쏠비치 남해의 야외 스케이트장(아이스비치)에서 연기를 준비하고 있다. 남해=박준석 기자

피겨 스케이터 최다빈이 6월 26일 오전 쏠비치 남해의 야외 스케이트장(아이스비치)에서 연기를 준비하고 있다. 남해=박준석 기자


쏠비치 남해가 7월 5일 개장한다. 국내 최대 리조트 기업 대명소노그룹과 경남도, 남해군이 2013년 투자 협약을 체결한 지 12년 만이다. 강원 양양(2007년) 삼척(2016년), 전남 진도(2019년)에 이어 네 번째 쏠비치 매장이다. 핵심 콘셉트는 남해의 자연과 지중해 감성의 조화다. 여기에 사계절 운영이 가능한 아이스비치, 세계적 작가들의 현대미술 작품 등 다른 호텔·리조트에서 접하기 힘든 부대시설·조형물 등을 배치해 '남해의 포지타노(이탈리아 남부 휴양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게 대명소노그룹의 목표다.

남해의 포지타노



남해 다랭이마을. 한국일보 자료사진

남해 다랭이마을. 한국일보 자료사진


솔비치 남해는 남해섬 서남쪽 끝자락, 깎아내린 듯한 해안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다. 그 아래엔 에메랄드 빛의 바다가 펼쳐져 있다. 첫인상은 푸른 지중해와 절벽 마을이 어우러진 포지타노가 떠올랐다. 하지만 비탈진 지형에 단차를 두고 계단식으로 들어선 숙박시설(호텔 366실+빌라 85실), 수영장, 레스토랑 등의 독특한 외관은 이곳에서 30km 정도 떨어진 '다랭이마을'에 가까웠다. 다랭이마을은 산비탈을 따라 계단식의 좁고 길다란 논인 '다랑이(사투리 다랭이)'가 남해를 향해 층층이 이어진 남해군의 명소다. 지중해와 남해의 만남이었다.

부대시설과 식·음료(F&B) 곳곳에도 지중해와 남해의 감성이 세심하게 가미돼 있었다. 디자인, 색감 모두 지중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야외 수영장 '인피니티 풀'에서는 남해 바다의 수평선과 작은 섬들, 산세까지 한꺼번에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또 이곳의 풀 사이드 바(bar)에선 남해 바다의 색을 재현한 트로피컬 선라이즈, 해변의 모래가 눈처럼 희다고 해서 '설리(雪里)'라는 이름이 붙은 인근 설리 해수욕장을 표현한 설리 비치 등 남해풍 칵테일도 즐길 수 있다. 레스토랑에선 전복 리조또처럼 남해 해산물과 이탈리아 요리법을 접목한 퓨전 메뉴가 적지 않았다.

쏠비치 남해의 또 다른 키워드는 차별화였다. 아이스비치처럼 다른 호텔·리조트에선 접하기 어려운 부대 시설을 전면에 내세운 게 대표적. 다양한 예술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호텔 입구 부근에는 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 장-미셸 오토니엘의 '황금 연꽃'이, 산책로에는 프랑스 그래픽 아티스트 장 줄리앙의 '선글라스' '선햇'이 전시돼 있었다. 또 '씨모어씨(Sea More Sea)'라는 별도의 복합문화 공간도 마련됐다. 이곳에선 유명 작가가 해양 쓰레기로 만든 굿즈를 전시하는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기차역도, 공항도 없다... 접근성 개선 과제



솔비치 남해 인피니티 풀. 남해=박준석 기자

솔비치 남해 인피니티 풀. 남해=박준석 기자


소노인터내셔널은 쏠비치 남해의 연간 방문객수가 60만~11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해군 연간 관광객이 500만 명 수준임을 고려하면 엄청난 수치다. 남해군이 관광객 유입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배경이다. 실제 쏠비치 남해 직원 257명 중 153명(59.5%)이 지역민이다. 김덕원 총괄임원은 "가격이 높아도 최대한 남해서 얻은 식재료를 쓰고 지역민을 우선 채용할 방침"이라며 "개장 이후에는 5성급 호텔 등급도 신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쏠비치 남해가 등급을 획득하면 경남 최초 5성급 호텔이 된다.

다만 접근성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다. 경남 KTX 진주역이나 사천공항에서 이곳까지 차량으로 1시간~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전남 순천 KTX 순천역에선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대명소노 측은 해당 교통 거점에서 쏠비치 남해를 오가는 셔틀 버스를 운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업, 본사 차원의 마케팅 등 다양한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남해=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