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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났던 자금, 다시 홍콩으로…"중국 영향력? 금융엔 새 기회"

머니투데이 홍콩=이병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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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났던 자금, 다시 홍콩으로…"중국 영향력? 금융엔 새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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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금융강국 코리아]④-<2>왜 '지금' 홍콩인가? 전상욱 NH농협은행 홍콩지점장

[편집자주] K금융이 글로벌 금융허브 도시를 움직인다. 전 세계를 휩쓴 한국의 산업과 문화처럼 K금융도 디지털 혁신과 브랜드 가치를 앞세워 글로벌 금융 심장부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머니투데이가 글로벌 선진금융 도시에 깃발을 꽂고 K금융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고 있는 현장을 찾아가봤다.

전상욱 NH농협은행 홍콩지점장. /사진=이병권 기자

전상욱 NH농협은행 홍콩지점장. /사진=이병권 기자



"세계 시장과 중국이 교류할 때, 홍콩을 거치지 않는 경우는 없다고 보면 됩니다"

전상욱 NH농협은행 홍콩지점장은 홍콩을 '규제와 혁신이 교차하는 요충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스크 요인으로 불렸던 중국 본토의 영향력은 오히려 새로운 금융의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농협은행 홍콩지점도 그 주변에서 생기는 사업 기회를 틈틈이 노리고 있다.

전 지점장의 분석대로 홍콩은 글로벌 금융허브의 지위를 다시 회복하고 있다. 2025년 3월 발표된 글로벌금융센터지수(GFCI)에서 뉴욕과 런던에 이어 세계 3위에 재진입했다. 올 1분기 홍콩의 IPO(기업공개) 유치금액은 2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나 증가했다.

당초 홍콩은 서방 자금의 이탈과 중국 본토의 통제 강화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후퇴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의 주식·채권시장이 연결되고 홍콩 내 금융회사의 C 레벨(임원급)이 중국 고위급 인사로 채워지고 있다는 점도 홍콩 내 중국 본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중국은 홍콩을 통제하기 보단 자유로운 자본 유출입과 선진화된 금융 법률 체계 등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쪽을 택했다. 홍콩의 회복 지표인 '사우스 바운드'도 뚜렷하게 반등하면서 지난 4월엔 최근 4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아시아 데스크도 '금융허브의 부활'을 감지하고 싱가포르 등에서 다시 홍콩으로 돌아오고 있다.

법인세나 상속세·부가가치세 등이 없다시피 한 홍콩의 조세 인프라 역시 자본이 유입되는 원동력이다. 생산 과잉·자본 과잉 상황에 놓인 중국이 금융·물류에서 세계로 확장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 바로 홍콩이다. 동시에 미국이 강력한 관세 폭탄 등으로 고립주의 성향을 나타내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택할 때 거치는 곳도 홍콩이다.

농협은행 홍콩지점은 바로 여기에 주목했다. 현재까지는 중국 본토 기업과의 거래나 익스포저가 없지만 향후 정책 환경이나 규제를 살펴보면서 점진적인 확장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중국의 경제 환경에 리스크가 분명히 있지만, 완전히 배제하기보단 글로벌 금융 흐름 속에서 생기는 사업 기회를 노리는 전략이다.


전 지점장은 "장기적으로 역외 위안화, 중국계 기업과 산업 쪽 여신 등 대중국 시장을 개척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생각"이라며 "홍콩에 역외 위안화의 95%가 집중돼있는 만큼 사업과 수익 기반이 더욱 안정되면 역외 위안화 시장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쟁 관계로 불리는 싱가포르 시장도 오히려 전체적인 파이를 키우는 상호보완 관계라고 분석했다. 실제 농협은행은 싱가포르 지점 설립을 준비 중이다. 전 지점장은 "홍콩은 중국과 동남아, 싱가포르는 동남아를 넘어 인도 진출로 향하는 거점으로 삼을 수 있다"라며 "농협은행의 글로벌 전략의 입체감을 더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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