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 -신한금융그룹의 신한 프리미어패스파인더 단장 |
지난 6월19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연준이 바라보는 경제전망(SEP)을 발표했다. 2가지 특징이 눈에 띄었는데 하나는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면서도 물가 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한 점이다. 성장둔화는 경제주체의 수요감소로 이어지며 물가의 하향안정을 이끌어내곤 하지만 관세 및 공급망 불안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으리라는 전망을 담은 것이다.
다른 하나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인하 전망이다. FOMC 회의 참석자 중 9명은 연내 금리동결 및 1회 수준의 제한적인 인하를, 다른 10명은 연내 2~3회의 적극적 인하를 예상했다. 그리고 FOMC 이후에도 제롬 파월 의장은 금리인하에 신중을 기해야 함을 강조했지만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같은 일부 연준 내 핵심인사는 7월 인하도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연준 위원간 이례적인 분열이 현실화한 것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성장이 둔화하는 국면에서 연준은 금리인하를 통해 적극적인 부양에 나서야 한다. 지난해 7~8월 미국 경기가 갑작스러운 둔화신호를 보내자 연준은 이후 FOMC에서 0.5%포인트를 인하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물가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선제적 금리인하는 쉽지 않다. 이때는 성장둔화와 물가불안 중 무엇이 더 심각한지의 경중을 판단해 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연준 내에서 그 판단에 상당한 균열을 보인 것이다.
우선 연내 2~3차례 적극적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측은 현재의 물가불안을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은 단기적으로는 물가상승을 자극할 수 있지만 일회성으로 물가를 자극할 뿐 지속되지 않는 '일시적'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보고 있으며 1차 트럼프행정부 당시 미중 관세전쟁이 진행된 2018년에도 관세를 부과했을 때 인플레이션 문제가 크지 않았음을 근거로 제시한다. 실제 지금은 신중론에 가까운 파월 의장도 지난 3월 FOMC에선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은 '일시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금리인하에 신중을 기하자는 측은 2018년 대비 지금의 관세정책은 그 대상 면에서도 그리고 관세율에서도 보다 광범위하고 강하다는 점을 말한다. 그리고 이들이 보다 주목하는 점은 장기적 인플레이션 기대의 형성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2021년 3월 연준의 목표치인 2.0%를 넘어선 이후 4년3개월 동안 해당 목표치를 지속해서 상회했다.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되면 경제주체들 사이에 인플레이션 기대 고착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물가상승 기대를 꺾기도 어렵지만 일정수준 둔화하더라도 작은 물가충격에도 인플레이션이 재발하는 1970년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일시적 물가상승과 기대 인플레이션 고착화.' 연준 내 이례적 분열은 해당 이슈에 주목하며 하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건영 신한금융그룹 신한 프리미어패스파인더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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