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는 물론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 유틸리티 선수은 에드먼은 어린 시절부터 2루수와 유격수는 물론, 3루수와 외야까지 두루 커버했던 선수다. 메이저리그 통산 2루수로 2703이닝을 소화해 가장 많지만, 외야수로도 1160⅓이닝을 뛰었고 유격수로도 1267⅔이닝을 소화했다. 어디에 있든 기본 수비는 하는 선수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이 맛에 빠진 다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5년 총액 약 6000만 달러에 에드먼과 장기 계약까지 해버렸다.
다만 올해 발목 상태가 썩 좋은 것은 아니다. 도루를 하다 오른 발목을 다쳐 지난 5월 4일(한국시간)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라 약 보름 정도를 머물기도 했다. 에드먼의 발목 부상은 비슷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김혜성(26·LA 다저스)의 예상보다 빠른 메이저리그 콜업이라는 나비 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즉, 에드먼의 수비 포지션 소화는 김혜성의 출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이야기다.
로버츠 감독은 29일 경기를 앞두고 “에드먼의 발목 상태는 다시 외야수로 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좋아진 상태”라고 밝혔다. 지역 최대 매체인 ‘LA 타임스’의 다저스 담당 기자 잭 해리스는 이것이 김혜성의 출전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해리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는 김혜성이 2루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철저한 플래툰 선수로 쓰고 있고, 일단 기존 주전 선수들과 고액 연봉자 위주로 먼저 선발 라인업을 짜고 있다. 결국 이들을 살려야 다저스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지점에 다가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는 로버츠 감독의 독단적인 생각이 아닌, 구단 프런트의 방향이라고 봐야 한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당장 좋은 김혜성의 타격감을 낭비하고 있는 측면도 분명하다.
만약 에드먼이 앞으로 중견수에서 더 많은 경기에 나선다면 김혜성이 2루수로 뛸 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 해리스 또한 “김혜성이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자신의 최고 포지션(2루)에서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기대를 걸었다. 현재 다저스는 마이클 콘포토가 부진한 외야가 가장 큰 고민인데, 에드먼이 중견수로 자리를 잡으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앤디 파헤스와 더불어 그럭저럭 외야를 꾸려가며 김혜성을 최대한 더 활용할 수 있다.
이런 감을 이어 갈 기회가 주어질지 관심이다. 당장 30일 경기가 시험대다. 이날 캔자스시티 선발은 좌완 크리스 부비치다. 올해 시즌 15경기에서 6승5패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 중인 리그 최정상급 좌완이다. 보통 로버츠 감독은 좌완이 나올 때는 철저하게 김혜성을 배제했다. 실제 올해 김혜성은 좌완을 상대로 딱 5타수만 소화했고, 나머지 76타수가 우완이었다. 5타수 모두 교체로 들어온 좌완을 상대한 것으로 어쩌다 만난 선수들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혜성은 올해 좌완 상대 타율 8할(5타수 4안타)을 기록 중이다. 물론 계속 뛰다 보면 이 타율은 내려가겠지만, 적어도 좌완을 상대로 전봇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도 남음이 있는 수치다. 로버츠 감독이 마음을 돌려 김혜성에게도 테스트의 기회를 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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