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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G 13] 기후위기 속 북극의 반전...“해빙된 땅이 습지로 변해 CO2 더 가둬”

SDG뉴스 SDG뉴스 석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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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G 13] 기후위기 속 북극의 반전...“해빙된 땅이 습지로 변해 CO2 더 가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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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의 이탄지 (사진= Arctic Focus 제공)

북극의 이탄지 (사진= Arctic Focus 제공)




[SDG13 기후위기대응] 북극이 예상보다 빠르게 녹고 있지만, 그 변화가 단순히 기후 악화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북극의 이탄지(식물이 썩지 않고 쌓이면서 만들어진 습지)가 지난 수십 년간 측면으로 확장되며, 새로운 탄소 저장지대로 기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엑스터 대학교 연구진이 네이처 계열 학술지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985년부터 2020년까지 북극 16개 지역의 위성 이미지와 현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분의 2 이상의 지역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식생 성장 추세가 확인됐다.

이는 지표면이 해빙되면서 물이 고이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그 위에 풀이나 이끼 같은 식물들이 자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원래는 얼어 있던 땅이 녹으면서 습지로 바뀌고 그 습지에 식물이 자라면서, 땅속에 탄소가 더 많이 저장되는 구"가 형성된 것이다.

북극의 평균 기온은 1979년 이후 약 3.8°C 상승한 상태로 이는 지구 평균의 거의 4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러한 극단적 온난화 속에서 북극 이탄지에서 식생 생장 기간이 늘어나면서 토탄 형성 식물의 성장을 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새로운 유기 탄소 저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탄지는 지구 육지의 약 3%에 불과하지만, 전체 토양 탄소의 30% 이상을 저장하고 있다. 북극 지역만 해도 약 4억 톤 이상의 탄소가 이탄지에 저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북극의 이탄지 면적 확장은 탄소 저장 능력의 증가 가능성을 시사한다.

◈ 북극의 이탄지 확장, 장기적으로는 '탄소 배출원' 될 수도


하지만 장기적 시나리오는 다르다. 북극의 영구동토층(2년 이상 내내 얼어 있는 땅)이 지속적인 온난화로 인해 점차 해빙되면, 토양이 건"해지고 그로 인해 미생물의 유기물 분해 속도가 빨라져 오히려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탄소량이 증가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탄지는 탄소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월 미국 우드웰 기후 연구소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알래스카 내 일부 툰드라와 습지는 영구동토층 해빙과 산불 등의 영향으로 이미 탄소 배출원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북극 전반에서 약 30% 지역이 배출원으로 확인됐다.

엑스터 대학교 연구진은 북극 이탄지가 당분간 탄소 흡수원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산불, 인프라 개발, 토양 호흡 증가 등의 외부 요인이 겹칠 경우 이같은 긍정적 흐름은 쉽게 상쇄될 수 있다. 실제로 시베리아 일부 지역에서는 산불 후 이탄층이 탄소를 흡수하기보다 방출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북극 이탄지의 확장은 단순히 좋은 소식도, 나쁜 소식도 아니다. 이는 기후 시스템 내 복합적 상호작용의 단면이며, 탄소 순환의 동적 예측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대기 중 탄소 농도를 줄이기 위한 해결책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그것이 어디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이해하려면 정밀한 지표와 장기적 관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DG뉴스 석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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