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하루에도 수백 건씩 쏟아지는 단순 문의, 매뉴얼에 없으면 찾아야 하는 복잡한 절차, 야간이나 주말에도 쉴 틈 없는 인입 콜. 콜센터 업무는 오랜 시간 고된 반복노동 대명사로 여겨져 왔다. 상담사는 빠르게 말하면서도 정확해야 하고, 동시에 고객 감정도 조율해야 한다.
최근 몇 년 새 이런 현장을 바꾸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AI 기술이 도입되면서 상담 흐름 전체가 바뀌고 있다. 고객 문의를 실시간 텍스트로 전환하고 답변 예시를 자동 추천하거나, 반복 응대는 AI 챗봇이 먼저 응대하는 식이다.
유베이스는 이런 변화의 흐름을 고객과 현업 담당자에게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해 ‘AICC 디자인랩’을 운영 중이다. 부천 드림센터 3층에 위치한 이 공간은 AI 고객센터 기술을 단편적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상담사 흐름(▲고객 인입 ▲상담 ▲후처리 ▲관리 ▲상담품질 평가 ▲상담사 교육)에 맞춰 구성된 시연 공간이다.
정유찬 유베이스 컨설팅팀 부장은 “AICC 디자인랩은 기술 단위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고객 인입부터 상담사 교육까지 이어지는 흐름 전체를 따라가며 어떤 기술이 어떤 타이밍에 개입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시연은 유베이스가 국내 항공사에 실제 공급한 AI 챗봇 상담 화면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고객이 콜센터에 연락하면 가장 먼저 유베이스 ‘라우팅봇’이 작동한다.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AI 엔진을 적용한 라우팅봇은 고객 문의를 실시간 분석해 필요시 상담사에게 연결하거나, 단순 문의에 대해서는 AI가 직접 응대할 수 있도록 한다. 고객 요청 유형, 발화 패턴, 과거 이력을 분석해 문자·알림톡 등으로 채널을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장성출 유베이스 AI·컨버전실 차장은 “AI 챗봇으로 인입된 경우 시나리오 기반 정형화된 답변을 제시하지 않고, 실제 친절한 상담원처럼 공감하는 표현을 사용하며 문의에 대한 답변을 비롯해 추가 정보까지 제공한다”며 “현재 다국어 지원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베이스 AI 챗봇 도입 이후, 국내 J 항공사 챗봇 상담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65% 증가하며 고객 접점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국내 주요 VAN A사 또한 야간·주말 시간대에 라우팅봇을 통해 콜을 처리한 효과를 검증하고, 주간 확산을 검토 중이다.
고객과 상담사가 연결되면 본격적인 ‘콜 상담’이 진행된다. 시연에선 가상 고객의 콜이 인입됐고, 고객 음성이 실시간 텍스트로 전환되도록 화면엔 채팅창이 띄워졌다. 고객이 “항공권 날짜를 7월10일에서 12일로 바꾸고 싶다”고 말하니 AI는 해당 발화를 텍스트로 변환했고, 해당 고객 질문을 클릭하니 화면 오른쪽에 자동으로 해당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변 예시가 나타났다. 상담사는 고객 기본 정보 확인 후, 변경 절차와 운임료에 대해 안내할 수 있었다.
이처럼 실제 상담 연결이 이뤄지면 상담사는 고객 발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화면 오른쪽에서 지식관리시스템(KMS) 기반 추천 질문지를 제공받는다. 유베이스 KMS는 기존 고객사 문서에서 키워드를 검색하는 방식이 아니라, 검색증강생성(RAG) 기반 GPT 모델이 전체 FAQ·업무매뉴얼을 학습해 자연어 기반 질문 추천이 가능하다.
상담이 종료되면 ‘후처리’ 단계로 넘어간다. 상담사는 고객과 통화한 내용을 바탕으로 상담 결과를 정리한다. 이때 상담 내용을 AI 분석 시스템이 자동으로 텍스트화하고 요약한다. 시연에선 상담 내용은 ‘고객이 예약한 한국편 날짜 변경 요청’으로 요약됐다. 고객이 추가 문의한 수하물 규정 등 복수 주제에 대한 내용도 개별 요약됐다. 요약 부분은 추후 연관 주제 검색시 활용하도록 주요 키워드가 자동 추출된다.
후처리까지 완료되면 상담 기록은 관리자 페이지로 전송된다. 관리자는 상담 품질 모니터링을 통해 상담 이력과 고객 반응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상담 내용은 키워드별로 분류돼 대시보드에 표시되며, 특정 주제에 대한 민원 빈도나 처리 지연 건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관리자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담 품질 개선이나 FAQ 문서 개편을 기획한다.
장 차장은 “고객이 사전에 등록된 금칙어나 부정어를 사용할 경우 AICC 시스템이 해당 상담을 ‘주의’ 상태로 분류하고 실시간 관리자에게 알림을 전송한다”며 “이를 통해 관리자가 상황의 긴급성을 파악하고, 필요시 상담사에게 실시간 피드백을 보낼 수 있다”고 전했다.
유베이스 QA는 상담 종료 후 자동으로 진행된다. 사전 정의된 이슈어와 유의어, 긍·부정 키워드 분석을 통해 상담 내용을 정량·정성 평가하고, 상담사 공감 능력이나 친절도 등 감성 요소까지 분석해 교육 피드백으로 연계된다. AI는 상담 중 실시간으로 사전 준비사항이나 고객 만족을 위한 응대 행동도 추천해, 단순 평가를 넘어 상담사 코칭 도구로도 활용된다.
마지막은 상담사 교육 단계다. 유베이스는 신입 상담사나 신규 캠페인 대응을 위한 교육 콘텐츠를 AI 기술로 구성한다. 예를 들어 주요 민원 유형, 응대 요령, 우수 사례 등을 데이터 기반으로 정리해 제공하며, 교육 이수 여부와 성취도 역시 시스템으로 관리된다. 교육 전용 모니터에는 실제 고객 응대 화면과 함께 시뮬레이션 응답 예시도 제공된다.
정유찬 유베이스 컨설팅팀 부장은 “유베이스 AICC 솔루션은 운영 현장과 밀착된 실행형 컨설팅 구조를 바탕으로 설계되고 실행된다”며 “넥서스, 한일네트웍스, 위고 등 IT 계열사와 협업으로 기술 역량을 내재화하고 있어, 고객사별 맞춤 개발은 물론 안정적인 유지보수와 고도화 지원까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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