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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손 뻣뻣 ‘통증’…한달 지속되면 단순 관절염 아닌 ‘이것’ 의심을 [생활 속 건강 Talk]

매일경제 심희진 기자(edg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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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손 뻣뻣 ‘통증’…한달 지속되면 단순 관절염 아닌 ‘이것’ 의심을 [생활 속 건강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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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막 염증부위에 백혈구 몰려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조직이
연골과 뼈 침범해 관절 변형
류마티스 관절염 주의해야

2년내 치료 시작해야 개선 가능
골다공증 위험, 격한 운동은 자제


올해 초 60대 김씨는 평소 손가락 마디가 뻣뻣하고 아침마다 통증이 심해 일어나기 힘들었다. 처음엔 단순한 관절통이라 생각했지만 점점 증상이 악화되면서 손가락이 붓고 무릎에도 통증이 찾아왔다. 병원을 찾은 그는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현재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항염증제와 면역조절제를 복용하며 물리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김씨는 “치료를 받으면서도 통증과 불편함이 남아 일상생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우리 몸의 관절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인 ‘활막’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면서 시작되는 질환이다. 활막에 염증이 생기면 림프구를 비롯한 다양한 백혈구가 관절 부위로 몰려들고, 관절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서 관절이 붓고 통증이 유발된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면 비정상적으로 증식한 염증성 활막 조직이 연골과 뼈를 침범해 관절이 휘거나 굳어지는 등 변형과 기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정혜민 순천향대부천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보통 아침 강직이 1시간이상 지속되다가 움직이면 점차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아침에 손이 뻣뻣하거나 관절통이 6주이상 지속된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치료 없이 2년이상 방치되면 관절이 비가역적으로 변형돼 일상생활에 제약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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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관절염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면역 체계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부 침입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방어해야 할 림프구가 오히려 자신의 관절을 감싸는 활막을 공격하면서 염증 반응이 시작된다. 정 교수는 “주로 관절을 침범하지만 전신성 염증 반응이 피부, 폐, 안구 등에 영향을 미쳐 류마티스 결절, 간질성 폐렴, 공막염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퇴행성 관절염과는 전혀 다른데,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이 닳아 생기는 질환으로 사용이 많은 무릎이나 고관절 등에 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한데, 발병 후 2년 이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만 경과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강은송 고대안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과거에는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인해 관절이 굳고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치료법이 크게 발전했다”며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염증을 효과적으로 조절해 평생 큰 문제 없이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마티스관절염의 기본 치료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와 스테로이드 제제를 활용해 염증과 통증을 조절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약물은 증상 완화에만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뿐 질병 진행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항류마티스 제제(DMARD)나 생물학적 제제 같은 면역조절 약물을 활용한 치료가 필요하다.


전통적 항류마티스 제제로는 메토트렉세이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설파살라진 등이 있다. 이들에 효과가 없을 경우 레플루노마이드나 칼시뉴린 억제제인 타크로리무스가 사용된다. 이러한 제제들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며 오심, 설사, 두통, 발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 제제들은 자가면역질환 발생에 관여하는 특정 표적물질, 즉 관련 사이토카인(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면역조절제)과 세포를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전통적 항류마티스 제제에 반응이 없는 환자에게 사용하며, 빠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까지 승인된 생물학적 제제는 항사이토카인 억제제, T세포 억제제, B세포 억제제 등으로 구분된다.

강 교수는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를 적극 활용해 환자 개개인의 특성과 반응에 맞는 맞춤형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며 “그 결과 많은 환자가 관절 손상을 예방하고 좋은 치료 경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치료가 늦더라도 꾸준히 관리하면 진행 속도를 늦추고 관절 변형과 기능 장애를 막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적극 상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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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관절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균형잡힌 자기 관리를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관절 기능 유지와 근육 위축 예방을 위해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스트레칭, 걷기, 수중 운동 등 저강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 다양한 영양소를 포함한 식단을 유지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전신 건강과 통증 조절에 도움이 된다.

정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질환의 염증 반응과 스테로이드 사용 등으로 인해 골다공증 위험이 일반인보다 1.5~2배 높다”며 “따라서 운동은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유산소 운동이나 스트레칭 위주로 하는 것이 좋고 충격이 큰 구기 종목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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