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4일 홍콩 시내에서 열릴 예정이던 천안문(톈안먼) 사태 36주기 추모 집회에 참석하려다 경찰에 연행되는 활동가. 1990년부터 홍콩에서 매년 열리던 천안문 사태 추모 집회는 2020년 국가보안법이 제정되면서 금지됐다. 홍콩 경찰은 이날 집회 예상 지역에서 행인들을 검문해 집회 참가자들을 체포, 연행했다. AP 연합뉴스 |
2025년 6월4일은 1989년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일어난 천안문(톈안먼) 사태 36주기였다. 중국은 6월3일부터 천안문 광장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평소보다 더 많은 경찰을 배치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등 보안 강도를 높였다. 홍콩에선 1990년부터 매년 6월4일 빅토리아공원에서 천안문 사태 희생자 추모 촛불집회가 열렸는데, 2020년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부터는 집회와 시위가 봉쇄됐다. 홍콩 경찰은 2025년 6월4일 집회를 막기 위해 10명을 연행했다. 대만 정부는 천안문 사태 36주기를 맞아 중국 정부를 향해 ‘기본적 인권을 철저히 보장할 것’을 비롯해 ‘민주적 개혁을 추진할 것’ 등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도 국무장관이 천안문 사태를 추모하는 성명을 발표하자, 중국은 심각한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1989년 6월4일 한 남성이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을 지나는 탱크 행렬을 막고 서 있다. 이 모습은 이후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상징으로 전세계에 퍼져나갔다. REUTERS |
천안문 사태는 1989년 4월 중국 공산당의 개혁·개방 노선을 주도하던 전 총서기 후야오방이 사망하자, 대학생 수만 명이 천안문 광장에 모여 그를 추모하는 동시에 민주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평화적 집회는 몇 주간 이어져 6월에는 참가자가 100만 명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학생과 노동자뿐만 아니라 법관, 공안까지 포함됐다. 마침내 6월4일 중국 정부는 이들을 ‘당을 전복하려는 반혁명 세력’으로 규정하고 탱크와 병력을 동원해 진압했다. 인민의 군대가 인민에게 발포했다.
2025년 6월4일 홍콩 빅토리아공원 부근에서 꽃을 든 한 학생이 경찰의 검문을 받고 있다. REUTERS |
중국 정부는 사망자가 약 300명으로 대부분 군인이고 민간인은 소수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천안문 희생자 유족들로 구성된 ‘천안문 어머니회’는 희생자가 수천 명이라고 주장한다. 어머니들은 매년 호소문을 내어 그날 벌어진 사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와 사망자 명단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도 중국에서는 천안문 사태 언급이 금기시되고, 중국 공산당은 그날의 기억을 지우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30년간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 열리던 천안문 사태 추모 집회는 2020년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불허됐다. 2025년 6월3일에는 중국 음식 축제가 열렸다. REUTERS |
2018년 6월4일 홍콩의 빅토리아공원에서 수만 명이 모여 천안문 사태 29주기 촛불 추모식을 하고 있다. REUTERS |
2025년 6월4일 대만 시민들이 천안문 사태 36주기를 맞아 타이베이 민주광장에 설치된 희생자 추모 분향소에서 1989년 당시 시위 사진을 보고 있다. REUTERS |
2025년 6월4일 대만 타이베이 민주광장에서 열린 천안문 사태 36주기 촛불 추모식에서 한 시민이 엘이디(LED) 촛불을 들고 있다. REUTERS |
사진 REUTERS·AP 연합뉴스, 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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