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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 토니상' 박천휴 "트로피는 식탁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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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 토니상' 박천휴 "트로피는 식탁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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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정지웅 앵커
■ 출연 : 박천휴 /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24]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우리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공연계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토니 어워즈에서 작품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했는데요. 한국인 최초로 토니상을 거머쥔 박천휴 작가는 트로피를 식탁 위에 올려놨다는 말로 소감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YTN 스튜디오에서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박천휴 작가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YTN 스튜디오는 처음이시죠.

[박천휴]

처음입니다. 지금 너무 신기합니다.

[앵커]
다시 한 번 토니상 수상 먼저 축하드리겠습니다.


[박천휴]
감사합니다.

[앵커]

트로피는 여전히 식탁 위에 있습니까?

[박천휴]
아니요. 첫날에만 식탁에 놔뒀고요. 그다음 날에 저의 이름을 각인시키기 위해서 토니어워즈 주최측에 보냈거든요. 그래서 아직 못 받은 상태입니다.

[앵커]
토니상 시상식이 7시간이나 걸려서 그럴지 모르겠는데 마라톤 같았다는 표현을 쓰셨어요. 그날 얘기를 저희가 듣고 싶거든요.

[박천휴]
너무 긴장됐고요, 지금처럼. 그리고 아침에 혹시라도 상을 받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 저희가 수상소감을 미리 대본에 쓰듯이 준비했거든요. 저와 작곡자가요. 그래서 연습하고 외우고 그리고 시상식 레드카펫도 했었고요. 그런 식으로 굉장히 긴 하루였어요. 그래서 집에 갔을 때는 정말 마라톤의 피니시 라인을 다다른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앵커]
'어쩌면 해피엔딩'의 탄생 배경에 작가님의 개인사도 녹아 있다고 했는데 로봇들의 상실감, 이런 것들을 표현하려고 의도하셨다고요?

[박천휴]
영감을 얻었을 당시에 제가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교제한 분과 헤어지고 또 아주 친한 친구가 병으로 세상을 떴을 때였어요. 그래서 제 마음이 스스로 치유해야 했던 시기거든요. 그래서 애초에 이들과 이렇게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다면 지금 이렇게 힘들어할 이유도 없었을 텐데 왜 나는 항상 누군가 가까워지려고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던 시기였고요. 그러다가 인간이 점점 잃어가는, 잊고 가는 유대감 같은 것들을 로봇을 통해서 이야기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었습니다.

[앵커]
기자회견을 저희가 들어보니까 이민자로서 아무래도 브로드웨이에서 겪은 텃세 같은 것들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 배경은 안 돼, 처음에는 이런 종류의 인식도 있었다고요?

[박천휴]
그런 분들이 많지는 않았는데요. 영광스럽게도 꽤 많은 제작자분들이 저희와 계약을 하고 싶어 하셨었어요. 그중에 어떤 분들은 만약에 한국이 배경이면 아무래도 주인공들을 아시아 배우들로 한정시켜야 하는데 그렇게 하다 보면 티켓파워가 부족할 수 있으니까 변경을 하는 게 어떻겠냐라고 조언을 하신 분들도 계시기는 했습니다.

[앵커]
그런 역경을 딛고 한국인 최초 토니상이라는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셨습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수상 배경에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어떤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박천휴]
오리지널 스토리거든요. 유명한 원작이 없는. 그런데 지금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원작이 없는 뮤지컬은 굉장히 드문 경우가 돼버렸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한국을 배경으로 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거의 처음이고요. 그리고 한국인 창작자가 쓴 것, 한국의 정서가 많이 녹아 있는 것, 이런 것들이 처음에는 우려되는 부분들이었는데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들이 아마 차별화하는 점들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리고 또 현지 배우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모습에서 K 뮤지컬의 참뜻을 알았다, 이렇게 하셨습니다. 우리의 뮤지컬 지금 어디까지 와 있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박천휴]
한국의 뮤지컬 산업은 굉장히 짧은 기간 안에 굉장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왔거든요. 하지만 조금 아쉬운 건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의 숫자가 굉장히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중에 한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 한국인 캐릭터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은 상대적으로 조금 떨어지는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앵커]
그러면 대부분 어느 나라들이...

[박천휴]
서양 원작소설이라든지 서양의 위인들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도 많았고요. 특히 대극장 공연들 중에서는요.

[앵커]
우리 뮤지컬을 대표하는 말 중에 회전문 관람이 있는데 브로드웨이에서도 재관람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랑 비교를 했을 때 어떤 부분이 유사하고 어떤 부분이 다른지도 설명을 해 주실까요.

[박천휴]
저도 이 부분은 많이 놀랐는데요. 브로드웨이는 티켓 가격이 훨씬 더 비싸다 보니까 재관람이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일단 저희 작품 같은 경우에는 관객분들 중에 20번 넘게 관람하신 분들도 제가 따로 뵌 적이 있고요. 그런 식으로 한국의 관객분들처럼 자신이 정서적으로 공감이 가는 작품에는 기꺼이 여러 차례 관람하시는 모습, 진지하게 작품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들이 한국과 브로드웨이 관객분들이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앵커]
회전문 관람의 개념 자체가 격차가 나는 것 같네요.

[박천휴]
아무래도 그럴 것 같아요. 물가의 차이라는 게 있으니까.

[앵커]
이번 작품, 이른바 윌휴콤비. 그러니까 윌 애런슨 작가와 창작을 하셨는데요. 작가님에게 애런슨 작가는 어떤 존재라고 볼 수 있을까요?

[박천휴]
저희는 같이 창작을 하는 파트너이기 전에 17년째 매일 보는 쌍둥이 같은 아주 가까운 친구 사이고요. 첫 뮤지컬을 쓴 지가 13년이 되었고요. 한 명의 예술가로서, 그리고 한 명의 사람으로서 굉장히 원칙주의자고 굉장히 성실한 예술가이기 때문에 제가 항상 본받으려고 하는 대상입니다.

[앵커]
오늘도 연락을 하셨습니까?

[박천휴]
네, 여기 오는 차 안에서 지금 YTN에 가고 있다고 하니까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 주더라고요.

[앵커]
영감을 받는 배우로 손석구와 전미도 배우를 꼽은 것도 기사에 많이 실렸습니다. 이들의 이름을 언급한 이유는 따라 있을까요?

[박천휴]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질문이 나왔어요. 어떤 배우분들하고 작업을 하고 싶냐는 질문이었는데요. 특정 배우를 일부러 언급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창작자에게 배우란 영감을 주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존재거든요. 이 두 분 같은 경우 저에게 그런 존재였던 경우들이 있어서 그렇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앵커]
혹시 따로 배우님들에게 연락이 오지는 않았습니까?

[박천휴]
전미도 배우하고는 며칠 전에도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다음 주에 저녁을 먹자고 얘기했고요. 손석구 배우님은 최근에는 연락한 적이 없어요. 뉴욕에 촬영 때문에 오셨을 때 문자 주고받은 적 있습니다.

[앵커]
혹시 영상 보시면 손석구 배우님, 연락을 먼저 해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토니상 받고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국내 공연을 수정하진 않겠다는 소신도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10월 말 10주년 국내 공연도 한창 준비 중이시죠?

[박천휴]
네, 지금 새로운 극장으로 저희가 옮겨서 공연을 하기 때문에 디자이너님이 열심히 새로운 무대의 디자인을 하고 계시고요. 새로운 연출님과 함께 작업 진행할 것 같습니다.

[앵커]
브로드웨이 버전의 한국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2028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요?

[박천휴]
아직 저도 구체적인 얘기는 못 들은 상황이고요. 제작사 측에서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야 되는 거기 때문에 지금 준비를 시작하신 것 같은데 저도 구체적인 얘기는 못 들었습니다.

[앵커]
브로드웨이와 우리나라와 창작 환경은 작가님이 보셨을 때 어떤 부분이 다릅니까?

[박천휴]
일단 브로드웨이는 공연 산업의 역사가 굉장히 훨씬 더 길기 때문에 모든 분야들이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도 사실이고요. 한국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저돌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는 반면에 브로드웨이는 모든 절차를 세분화시켜서 해결해야 되니까요. 그런 차이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작가님이 보셨을 때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어떤 부분을 수정하면 더 좋아질 거다라는 부분이 있을까요?

[박천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많은 작품이 제작되고 있는데 조금 더 호흡을 길게 가지고 차분하게 제작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공연예술이라는 건 아무래도 더 많은 긴 시간을 투자해야 되는 건데. 충분히 준비가 되고 무대에 오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 봅니다.

[앵커]
호흡이 길다는 게 어떤 말씀이신지 설명 조금 부탁드릴게요.

[박천휴]
두세 달 공연을 해서는 성패를 가리기 힘든 게 공연이거든요. 브로드웨이 같은 경우는 오픈런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관객들이 충분히 찾아주시는 한 몇 년이고 공연이 지속될 수 있거든요. 그만큼 애초에 제작비가 오를 수도 있는 거고요. 그렇게 더 많은 부분이 무대에 투자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한국은 보통 두세 달 정도의 공연기간을 잡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만큼밖에 투자를 못하는 현실이기도 하거든요.

[앵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한국 관객들 덕분에 브로드웨이에서 고집을 꺾지 않을 수 있었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관객 여러분들께 한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천휴]
이 말씀은 항상 꼭 드리고 싶었는데요. 제가 사실 자존감이 그렇게 높은 작가는 아직 아니라서 만약에 한국 관객분들이 충분히 성원해 주시지 않았다면 미국에서 작업을 하면서 무언가 수정 제안이나 이런 것들이 들어왔을 때 쉽게 더 수락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한국 관객분들이 워낙에 공감을 해 주셨기 때문에 저희의 정서를 믿고 끝까지 브로드웨이 공연을 준비할 수 있었고요.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한국 제작자분들이 도와주셨는데요. 특히 저의 한국 공연 제작사인 NHN링크도 되게 중요한 순간에 투자를 해 주셔서 무사히 공연을 올릴 수 있었고 저에게는 한국이라는 곳이 어쩌면 해피엔딩이란 작품이 나무로 자라날 수 있게 지지해 준 든든한 토양 같은 존재였습니다.

[앵커]
한국인 최초로 토니상을 거머쥔 박천휴 작가와 함께 했는데요.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된다는 말씀 드리면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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