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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노년 성생활, 5가지 기본 지침 [건강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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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노년 성생활, 5가지 기본 지침 [건강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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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같은 성관계가 어려워졌다고 해서 성적 친밀감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다. 스킨십, 마사지, 정서적 교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친밀감을 유지할 수 있고,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럽고 건강한 것이다. 일러스트 김대중

이전과 같은 성관계가 어려워졌다고 해서 성적 친밀감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다. 스킨십, 마사지, 정서적 교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친밀감을 유지할 수 있고,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럽고 건강한 것이다. 일러스트 김대중


우리나라는 이미 65살 이상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어섰고,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이제 노인 삶 전반에 대한 논의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중에서도 여전히 쉽게 이야기되지 않는 주제가 하나 있다. 바로 노인의 성 문제다. 그동안 노인의 성생활은 ‘불편한 주제’로 여겨왔지만, 이는 이제 사적인 문제가 아니다. 성생활은 단순한 육체적 행위를 넘어, 누군가와의 정서적 유대와 삶의 질에 깊이 연결된 문제다. 그렇기에 노인 성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필수 과제가 돼야 한다.



노년기에는 신체 기능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성기능 역시 예외가 아니다. 체력이나 건강에 자신감이 떨어지면 성에 대한 관심이나 기능도 위축되기 쉽다. 물론 개인의 건강 상태나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이런 변화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과정이다. 문제는 이런 변화를 부끄럽게 여기거나 숨기려는 태도다. 오히려 이로 인해 성에 대한 불안과 소통의 단절이 심화한다.



나이에 따라 성생활 방식도 변할 수 있다. 이전과 같은 성관계가 어려워졌다고 해서 성적 친밀감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다. 스킨십, 마사지, 정서적 교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친밀감을 유지할 수 있고,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럽고 건강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성에 대해 말하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많다. 특히 여성 노인의 경우 일부 남성의 직설적 표현에 불쾌감을 느끼거나 당황하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팔순이 넘은 남성 중 일부는 중풍으로 신체 일부가 마비된 상황에서도 성욕을 표현하거나 성생활을 이어가려는 사례도 있다. 실제로 비뇨기과를 방문해 성기능 개선을 위한 약이나 주사를 요청하는 노인도 적지 않다.



여성 노인은 폐경 이후 질 분비물 감소나 위축으로 성관계에서 통증을 겪는 일이 많다. 이로 인해 성생활을 회피하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불편은 의외로 윤활제 사용이나, 질에 사용하는 호르몬 제제 등을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개선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가 많다.



노년의 성생활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기본 지침을 제안한다. 첫째, 신체적·정서적 변화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 것. 변화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자신에게 맞는 성적 표현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성생활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릴 것. 삽입 성교 외에도 파트너와의 자위, 스킨십, 정서적 교감 등 다양한 형태의 친밀한 접촉이 가능하다. 셋째, 성기능 변화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말 것. 발기 강도나 지속 시간의 변화는 개인차가 크므로 필요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성교통은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할 것. 윤활제나 여성 호르몬 제제를 사용하면 불편함을 줄이고 성적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다섯째, 신체적·정서적 건강 관리가 기본이라는 점을 인식할 것.



일상에서 건강을 잘 돌보는 것이 곧 성기능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성은 청춘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도 인간은 사랑받고 싶고 누군가와 깊이 연결되기를 원한다. 노인의 성생활을 부끄럽거나 숨겨야 할 것이 아닌, 더 풍요롭고 존중받는 삶의 일부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곽진주 대한성학회 성교육분과 상임이사(밝은미래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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