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민주당 절반 수준' 국힘 지지율, 계엄 직후보다 하락했다…왜?

머니투데이 박소연기자
원문보기

'민주당 절반 수준' 국힘 지지율, 계엄 직후보다 하락했다…왜?

서울 / 0.8 °
[the300]국민의힘 지지율 20%대 초반으로 급락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눈가를 만지고 있다. 2025.06.27. /사진=뉴시스 /사진=고승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눈가를 만지고 있다. 2025.06.27. /사진=뉴시스 /사진=고승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절반 수준인 20%대 초반대로 주저앉는 추세다. 대선 참패 후 지도체제 구축이 지연되며 쇄신 작업이 정체된 상황에서 이재명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직후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7일 한국갤럽이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에게 지지하는 정당을 물은 결과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도는 23%로 민주당(43%)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인 2주 전 대비 국민의힘은 2%포인트(p) 상승하고, 민주당은 3%p 떨어지며 격차는 5%p 줄었다.

/사진=NBS 제공

/사진=NBS 제공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선 국민의힘의 지지도가 20%로 집계돼 민주당의 지지도(45%)와 25%p 차이를 보였다. 2주 전인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민주당은 변동이 없었고 국민의힘은 3%p 하락해 격차가 3%p 더 벌어졌다.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5월 4주차(31%)부터 한 달간 11%p 급락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는 12·3 비상계엄 직후 지지율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국갤럽 조사의 경우 계엄 직후인 12월2주차에 국민의힘은 24%, 민주당 40%였다가 12월3주차에 국민의힘 24%, 민주당 48%로 벌어졌다. 그러나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은 1월2주차 34%로 회복된 바 있다. NBS조사도 비상계엄 직후인 12월3주차에 국민의힘 26%, 민주당 39%로 벌어졌다가 1월2주차에 국민의힘 32%, 민주당 36%로 좁혀졌다.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서명옥 의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상임위원장 선출을 규탄하는 농성을 하고 있다. 2025.06.27. /사진=뉴시스 /사진=김명년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서명옥 의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상임위원장 선출을 규탄하는 농성을 하고 있다. 2025.06.27. /사진=뉴시스 /사진=김명년


새 정부 출범 직후 여야 정당 지지도 급등락 현상은 늘 있어 왔다. 한국갤럽 기준 2022년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시 국민의힘 지지도는 직전 40%에서 45%로 상승, 더불어민주당은 41%에서 31%로 하락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대선의 결과로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하자 민주당의 지지도는 직전 35%에서 48%로 급등했다.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대선 직전 대비 7%p 하락한 8%, 국민의당은 6%p 하락한 8%였다. 바른정당은 1%p 내린 7%였다. 범보수(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지지도를 합치면 23%로 현재의 상황과 비슷하다.


다만 2017년과의 차이점도 있다. 2017년엔 박 전 대통령 탄핵국면 내내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10%대로 저조했으나(범보수 합쳐도 20%대) 올해 탄핵 국면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이 30%대를 유지하다 대선 이후 급락했단 점이다. 지난 탄핵의 경험으로 보수 지지층이 대선 때까진 희망의 끈을 버리지 못하고 결집하다가 대선 패배 후 국민의힘의 대응에 실망해 급격히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6.25. /사진=뉴시스 /사진=고승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6.25. /사진=뉴시스 /사진=고승민


무엇보다 대선 후 4주가 다 돼오는데 국민의힘의 쇄신과 개혁이 멈춰 있단 점이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를 포함해 대여 투쟁 전략이 미비하단 점도 점수를 잃은 원인으로 꼽힌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존재감이 사라졌고 송언석 원내대표 당선 후 사실상 친윤 원내지도부를 구성했다"며 "국민의힘이 지지율을 회복하려면 전당대회를 열고 새로운 당대표를 뽑아 새 리더십을 구축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이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 찬성 비율이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에 못 미쳤다. 그만큼 약한 고리였는데 국민의힘이 인사청문회에서 '한방'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근 카페에서 기자들과 티타임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5.06.26.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근 카페에서 기자들과 티타임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5.06.26.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사진=


이재명 정부가 초반 '실용' 기조를 내세워 선전한 것도 이같은 지지율 추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국민의힘은 대선 후 변화가 필요한데 변화를 거부하는 것으로 보여지는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 장관도 한 명 유임시키고 기업 출신 장관도 발탁하고 나토 정상회의 불참으로 코너에 몰릴 뻔하다 일본 총리도 불참하면서 잘 넘어가는 등 큰 실책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국민의힘은 개혁과 변화의 계기도 못 만들고 김민석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변화된 전술 없이 매너리즘에 빠진 모습만 보였다"며 "다음 국회의원 선거 때 친윤석열 세력 물갈이가 되기 전엔 근본적 변화에 대한 기대가 낮다"며 "그나마 지방선거를 앞두고 혁신적 지도부의 변화라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대선 패배 등으로 국민의힘에 실망한 보수 지지층의 여론조사 응답률이 저조해진 것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6월4주차 조사에서 진보성향 응답자는 286명으로 보수 응답자(277명)보다 많았다. 이는 대선 직전 조사(5월4주차)에서 보수 349명, 진보 234명이 응답했던 것과 상반된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