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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박단 대신 전공의 이끌게 된 한성존, 의정갈등 출구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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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박단 대신 전공의 이끌게 된 한성존, 의정갈등 출구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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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신임 비대위원장으로 선출
박단에 '소통 부족' 지적…'야당' 역할
전공의들, '전문의 추가 시험' 요구
정부 "특혜 없다" 방침에 갈등 여지도


27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전공의 전용 공간 안내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전공의 전용 공간 안내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사직 전공의들을 대표했던 '강경파' 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난 뒤 한성존 신임 비대위원장이 선출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의정갈등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정부의 '추가 특례 불가' 방침에도 일부 전공의들이 전문의 시험 추가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어 낙관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협은 전날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를 신임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 후보로 단독 출마했고 176단위 중 96단위(54.5%)가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박 전 비대위원장은 '불통 논란' 속에 지난 24일 사퇴했다.

정부와 의료계에선 새 비대위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시작되는 7월 말을 앞두고 정부와의 대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2월, 대전협의 비대위원으로 합류해 박 전 위원장과 의정갈등 사태를 함께 대응해왔지만 박 전 위원장과 다른 의견을 내기도 하는 등 '야당'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 등과 함께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박 전 위원장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며 사퇴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 위원장 외에 고려대의료원·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의 각 전공의 대표 등 총 4명으로 구성된 대전협 새 비대위 지도부는 "정부는 의료 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달라"면서 협상 의향을 밝힌 상태다. 또, "전공의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성급한 합의는 앞으로 없다"며 "모든 과정과 결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28일 서울 영등포 서울시 의사회에서 대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과 향후 의정 갈등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지금껏 고수한 '7대 요구안' 대신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료개혁 실행방안 재검토 △보건의료 거버넌스 의사 비율 확대 및 제도화 △열악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과 수련 연속성 보장 등 세 가지로 압축해 정부와 국회를 만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공의와 정부의 대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일부 전공의들이 '전문의 시험을 2월뿐 아니라 8월에도 추가 시행해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 더 이상 특례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수련 공백이 생긴 전공의들로선 내년 8월에 시험을 칠 수 있어야 전문의 자격을 지연 없이 딸 수 있지만, 시험을 주관하는 대한의학회에서도 수용 불가 의견을 낸 바 있다.


정치권도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한 위원장 선출로) 대화 가능성이나 대화할 때의 폭이 전에 비해 커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비대위원들이) 나름대로 (협상) 내용을 아주 구체적으로 정리를 해서 제안 형태로 들고 오신 점이 (이전과)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