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사주풀이, 심리 상담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도 AI에 조언을 구하는 경향은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개인 맞춤형 조언까지 가능한 AI 기술이 실생활에 밀착된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AI가 인간의 삶에 보다 깊숙이 파고들며, 실질적인 ‘생활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지난 5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챗GPT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0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으로, 인구 대비 활용률 면에서도 높은 수치다. 커리어 플랫폼 잡플래닛이 직장인 7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71%가 “거의 매일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 이젠 AI에 창작 맡긴다 …패러닷,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진화 중
이러한 흐름에 맞춰 AI 기술은 최근 ‘AI 에이전트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기존 챗봇과 달리, 사용자의 목표를 이해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작업을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동형 AI가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콘텐츠 제작, 마케팅, 고객 응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적용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스타트업 패러닷이 개발한 생성형 AI 플랫폼 ‘캐럿(Carrot)’이 있다. 최근 패러닷은 캐럿의 기능을 확장해, 텍스트 기반의 대화만으로 이미지 생성, 영상 제작, 음성 녹음과 편집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완성까지 전 과정을 AI가 수행하는 ‘에이전트형 콘텐츠 제작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은 실제 업무 환경에도 적용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캐럿의 기업용 버전 ‘캐럿Biz’를 도입해 온라인 광고 제작에 활용했으며, 제작 비용을 약 95% 절감하는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패러닷 장진욱 대표는 “텍스트, 이미지, 영상, 음성 등 다양한 생성형 AI 모델을 LLM 기반 에이전트 구조로 통합해 멀티모달 플랫폼을 구축했다”며 “사용자가 전문가와 협업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 AI가 레포트 쓰고 면접도 준비…뤼튼, ‘생활형 AI’로 진화 중
AI가 단순한 보조 역할을 넘어 실질적인 창작과 실행 주체로 자리 잡으면서, 콘텐츠 산업뿐 아니라 마케팅, 교육,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에이전트 플랫폼’이 새로운 업무 방식의 전환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108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은 뤼튼은 ‘생활형 AI’를 지향하며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의 업무나 콘텐츠 제작에 국한하지 않고, 일상 전반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AI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레포트 작성 ▲면접 준비 ▲생활기록부 작성 ▲블로그 초안 구성 등 다양한 실생활 활용 기능을 제공 중이다.
특히 사용자와 감정적 교감을 기반으로 상호작용하는 ‘캐릭터 챗’ 기능은 반응을 얻으며 지난 4월 별도 서비스 ‘크랙(Crack)’으로 분리 출시됐다. 캐릭터 생성의 정교함과 대화 자연스러움이 주목을 받았으며, 출시 하루 만에 애플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부문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 “이젠 가격·리뷰도 AI가 본다"…커머스 OS, 플랫폼 자동화 가속
이커머스 분야에서도 AI 에이전트의 적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인핸스는 이커머스 AI 플랫폼 ‘커머스OS’를 통해 상품 모니터링, 광고 분석, 가격 추이 확인 등 기존에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업무를 자동화했다. 현재 ‘커머스OS’는 5종 이상의 AI 에이전트를 운영 중이며, 대표적으로 재고 및 광고 데이터를 수집·시각화하는 ‘디스플레이 에이전트’가 있다.
이외에도 소비자 리뷰를 분석하는 ‘리뷰 분석 에이전트’, 소셜미디어 반응을 파악하는 ‘소셜 포스팅 분석 에이전트’, 상품 가격 변동을 추적하는 ‘프라이스 에이전트’ 등이 유기적으로 연동돼 실시간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AI 기반 시스템은 데이터 분석의 접근성을 높이며, 기업의 의사결정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AI 에이전트는 단순히 반복 업무를 줄이는 수준을 넘어, 사람처럼 사고하고 판단해 실행까지 도와주는 ‘디지털 동료’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산업에서 AI 에이전트 도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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