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예결위원장, 이춘석·한병도 선출...국민의힘 표결 불참

[the300]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야당 의석이 텅 비어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당 주도의 상임위원장 선출에 반대하며 퇴장했다. 2025.06.26. kmn@newsis.com /사진=김명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4개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임명됐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심의할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3선 한병도 민주당 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4선 이춘석 민주당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여당에 법사위원장 양보를 요구해 온 국민의힘은 일방적인 본회의 개최에 항의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열고 위원장이 공석인 예결·법사위 및 운영위원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운영위원장은 여당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맡게 됐으며 문체위원장은 3선인 김교흥 민주당이 각각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도의 본회의 개최와 상임위원장 선출에 반발하며 본회의장 바깥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앞서 여야 지도부는 추경안 심사·처리를 위한 주요 상임위원장 임명 등을 놓고 협상을 이어왔다. 양당 원내지도부 구성 후 총 5차례 만나 대화를 이어갔지만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국민의힘은 추경안 처리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이 법사위원장직을 양보해야 합의할 수 있단 입장을 고수했다. 민주당이 이에 응하지 않으며 협상은 공전을 거듭했다.

5번째 회동인 전날 오찬 회동을 마친 뒤 김병기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에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 개최가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요청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우 의장을 찾아 "후보 논의를 더 할 수 있게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우 의장이 "시간을 충분히 줬던 만큼 본회의 개최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추경안 심사·처리 및 본회의 상정 권한을 가진 주요 상임위원장 임명이 마무리되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협조를 당부한 국회 추경안 처리가 속도를 내게 될 전망이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우 의장과의 만남에서 이날뿐 아니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을 위해 30일에도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 만큼 이 역시 여당 주도로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본회의 개최와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나가 보는 마음이 편치 않지만 위기 극복에 힘을 모으라는 것이 한결같은 국민의 말씀"이라며 "경제·민생에 시급한 법안이 한둘이 아니다. 고심 끝에 본회의에 3건의 상임위원장 보궐선거(법사·운영·문체위)와 1건의 상임위원장 선거 안건을 상정하게 된 것"이라고 적었다.

우 의장은 "상임위원장 재분배에 대한 여야 입장차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22대 국회 원 구성 당시 정리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가장 합당할 것"이라며 "나라 안팎의 위기를 극복해나가는데도 하루가 아까운 시기 일하는 정부·국회로 국민께 위로와 희망을 드려야 한다. 의원님들의 협조를 당부한다"고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을 국회를 찾아와 야당에 협치를 요청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며 "민주당에게 대화는 요식행위에 불과했고 소통은 쇼통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원식 의장은 어김없이 민주당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허수아비 의장'임을 오늘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