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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놈쓸’ 없다, 우대권도 없다… 조성환 무한경쟁 선포, 잘하는 선수가 베어스의 주전이 된다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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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놈쓸’ 없다, 우대권도 없다… 조성환 무한경쟁 선포, 잘하는 선수가 베어스의 주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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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 앞서 하나의 일정을 더 소화했다. 이날 경기가 있었던 이천의 2군 시설을 찾았다. 어느 특정 선수를 지목한 ‘출장’은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두루 다 봤다. 많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체크하고, 현재 1군 취약 포지션에 어떤 선수가 가세할지 가늠해보는 시간이었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곧잘 2군에 가 경기를 본다. 오후 1시 경기는 어렵지만, 오전 11시 경기라면 이천과 잠실을 오가는 ‘더블헤더’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자주 갈 생각이다. 선수들의 경기력을 체크하는 목적도 있지만, “누군가는 1군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동기부여를 주고 싶어 한다. 2군 선수들이 가장 힘든 것은 결국 관심에서 멀어지는 일이다. 하지만 두산에는 그런 게 없다. 감독대행이 항상 2군을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줬다.

KBO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스타 감독의 충격적인 자진 사퇴라는 홍역을 겪은 두산은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사실 성적이 드라마틱하게 오른 것은 아니다. 이승엽 감독의 자진사퇴 후에도 팀 성적은 5할 아래다. 그러나 팀 분위기는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 지금 당장도 중요하지만, 확실히 미래 지향적인 라인업에 팬들도 인내하는 분위기다.

실제 조 감독대행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엔트리부터 손을 봤다. 1군의 주축 선수들, 고액 연봉자들 중 경기력과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던 선수들을 대거 2군으로 내렸다. 이전에는 성적에 대한 압박이 컸기에 쉽게 할 수 없었던 결단이지만, 조 감독대행은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싶어 했다. 똑같은 본질의 물이라고 해도 고인 것과 흐르는 것은 차이가 있다. 1군의 순환을 흐르게 하고 싶었다.


앞으로의 방향성도 같다. 조 감독대행은 무한 경쟁을 선포했다. 조 감독대행은 “지금부터는 주전과 같은 그런 생각보다는 잘하는 선수가 나가는 게 당연하다”고 명확한 대원칙을 제시했다. 베테랑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에 나가려면 그만한 실적이 있어야 하고, 젊은 선수들에게도 잘하면 언제든지 선발로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전임 감독 체제에서는 아무래도 성적을 내야 하다 보니 숫자가 어느 정도 검증된 선수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좋은 점도 있었지만, 또 나쁜 점도 있었다. 조 감독대행 또한 정식 감독 테스트를 받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자인 만큼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없는 형국이다. 하지만 팀의 건전한 경쟁과 미래를 위해 반대편에서 접근하기로 했다. 지금 잘하는 선수들도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왔을 때 이들에 대한 비교우위를 증명해야 한다.


최근 잘 나가고 있는 유격수 이유찬까지 그런 경쟁 구도에서 자유롭지 않고, 반대 지점에서는 베테랑 양석환이나 강승도 또한 마찬가지다. 조 감독대행은 “이유찬의 수비에 여유가 많이 생겼다. 이유찬은 나름대로 지금부터는 자신의 야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타석에서도 그렇고 여유가 많이 생겼다. 이제는 믿고 볼 수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7월 초만 안재석이 돌아온다. 사실 안재석에게 가장 어울리는 포지션도 유격수다. 그때가 되면 이유찬과도 당연히 동일선상에서 본다”고 강조했다. 이유찬 오명진의 센터라인 틀에는 만족하고 있지만, 방심하면 선발로 나서는 선수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다.


양석환 강승호도 마찬가지다. 조 감독대행은 “지금 어떤 선수가 어떤 포지션을 맡는다기보다는 지금의 센터 라인은 유지하면서 보강 및 추가 전력이 들어왔을 때 선수들이 경쟁을 해서 잘하는 선수, 그리고 조금 더 팀에 헌신하는 선수에게 기회가 가지 않을까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적과 팀 플레이로 자신의 자격을 검증하라는 주문이다.

어떻게 보면 신진급 선수들은 베테랑 선수들에 비해 변수가 많고, 그래서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 또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조 감독대행은 두산의 장기적인 전력 상승을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면 자신이 그 과업을 해보겠다는 의지다. 지금이 좋은 타이밍이자, 골든타임이기도 하다. 두산의 체질이 개선되는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날 수 있다면 팬들도 조금은 인내하고 기다려줄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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