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한국의 GDP 성장률은 수년동안 만족스럽지 못한 수치를 보여줬다. 작년에만해도 사실 약간 회복을 하는 모양새였으나 정치적 이슈 때문에 다시 꺾였다. 지금 현재 GDP 성장률이 0.8%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NIQ)에도 나와 있듯이 대선이 끝난 후 다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라이프 린트너(Leif Lindner) IFA 매니지먼트 GmbH CEO는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한국은 여전히 기술 혁신의 중심에 있지만, 그 성장을 둘러싼 시장 구조는 분명히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며, NIQ 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GDP 성장률 전망에서 한국의 성장률은 2021년 4.6%에서 2024년 2.0%로 절반 이상 하락했고, 2025년에는 0.8%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그는 “글로벌 무역 둔화와 함께 국내 정치 불안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수요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선 이후 지속된 혼란이 일단락됐다는 점에서, 하반기부터는 반등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성장률 저하와 맞물려 소비시장 역시 위축 양상을 뚜렷이 보이고 있다. 보고서에 명시된 T&D(Technology & Durables) 시장은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9.5% 감소했으며, 오프라인 채널은 -8.0%, 온라인은 -11.5%로 두 자릿수에 가까운 역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2024년 3분기까지 반등하던 판매 트렌드는 12월을 기점으로 급락했고, 2025년 1분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졌다. 다만, 대선 이후 회복세를 지목하면서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긍정했다.
이어 린트너 CEO는 한국 시장의 구조 전환 가능성에 대한 분석도 이어갔다. 대표 사례로 가전 업계의 구독형 소비 트렌드를 소개했다. 단순 렌탈 모델에서 진화한 ‘T&D 구독 서비스'는 정기적 케어 서비스와 함께 브랜드 신제품을 소액 분할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삼성과 LG를 포함한 제조사는 물론 롯데하이마트 같은 유통사까지 진입하고 있다는 것.
삼성은 자사 AI 솔루션인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36개월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LG는 업계 최초로 AI 기반 사용량 분석과 장기계약 구독 모델을 정식 상품화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5월부터 구독 서비스를 본격 런칭하고 있으며, 다이슨, 소니 등 비한국계 브랜드와도 혼합 상품 구성을 준비 중이다.
IFA는 이 새로운 모델을 ‘렌털 vs 구독’ 구도로 구분하며, 후자가 단순 유지보수를 넘어 브랜드 교체 접근성, 장기 가치 창출 등 구조적 소비 방식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린트너는 “정체된 내수 시장에서 소비자의 요구는 단순히 가격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 반복적 업그레이드 가능성에 있다”며, “한국은 이런 전환점을 가장 빠르게 실험하고 흡수하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시장이 보여주는 이 같은 진화 흐름이 곧 글로벌 시장 전체의 방향성을 가늠하게 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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