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여가부 장관 후보자 "화마에 숨진 아이들…정치인으로서 죄송"

26일 서울 종로구 임시 사무실 첫 출근하며 발언
"내가 선택 않은 것 때문에 차별·역차별 없도록"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홍인기 기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들로 인해 차별이나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면서 취재진을 만나 "입체적으로, 경도되지 않은 시선으로 살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때 여가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공약하며 "여성이 우위를 차지하는 특정 영역에서 남성이 예외적으로 역차별 받는 문제도 챙기겠다"고 한 것에 신경 쓰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강 후보자는 "우리 사회의 편견과 갈등이 대한민국의 성장 추동력을 발목 잡지 않도록 조정하고 때로는 결단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후보자는 지난 25일 발생한 부산 진구 아파트 화재로 사망한 아이들을 언급하며 고개를 떨궜다. 부모가 집을 비운 새벽 시간대 발생한 이날 화재로 자매인 7세와 10세 여아가 숨졌다. 강 후보자는 "부모님께서 새벽에 일을 나가셨던 그 시간에 돌봐줄 어른이 단 한 명만 있었더라면, 그 가족 곁에 국가라는 돌봄 시스템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그 안타까움이 알람 소리처럼 계속 제 마음을 깨운다"며 "정치를 업으로 삼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성평등가족부 개편 방향에 대해선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릴 수 있는 시기가 오면 말씀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또, 성평등 분야가 업무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그런 우려도 잘 듣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