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6월 셋째 주 매매가격 상승률이 주간 기준으로는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은 2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6월16일 0.36%로 상승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사진은 1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 마포구 일 아파트의 모습. 2025.06.19.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
서울 아파트 가격이 21주 연속 상승하며 '불장'을 이어가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성동·마포구가 2013년 통계 공표 이후 최대폭인 1% 가까이 급등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규제가 적용된 강남3구와 용산구도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당시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양새다.
심상치 않은 서울 집값 오름세에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을 잠재울 정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넷째 주(23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0.43% 오르며 전주(0.36%)보다 상승폭을 더 키웠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선호지역의 상승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성동구가 하왕십리·행당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0.99% 오르며 서울 자치구 중 가장 크게 올랐고, 마포구가 0.98%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용산구도 0.74% 크게 올랐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으로 불리는 이 지역들은 매주 1억원 이상 상승거래가 발생하며 신고가를 경신한다. 용산구 이촌동 강촌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14일 25억 2000만원에 이어 19일 동일 면적이 27억원에 신규 거래되며 신고가를 거듭 갈아치웠다. 1주일만에 1억8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성동구 금호동 서울숲푸르지오1차 전용 84㎡도 지난 15일 19억8000만원에 거래된 후6일 만인 지난 21일 1억7000만원 상승한 21억5000만원에 새로 계약이 체결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마포구 망원동 마포한강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 18일 15억3000만원에 거래된 뒤 이틀만에 1억6700만원 오른 16억9700만원 거래가 나왔다. 신고가는 아니지만 2021년 8월 기록한 전고점(17억500만원)에 근접했다.
강남3구 상승세도 가팔랐다. 송파구가 잠실·신천동 주요단지 위주로 0.88%, 강남구가 압구정·대치동 위주로 0.84% 올랐고 서초구도 잠원·반포동 재건축 추진단지 위주로 0.77% 상승했다.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사진제공=한국부동산원 |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수요자들의 기대 심리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0으로 2021년 10월 125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보는 응답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이에 한국은행은 25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특례보금자리론 등 주택관련 정책대출에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점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책대출 비중이 커지면서 가계부채 관리에 어려움을 주고 고있는 데다 과도한 정책금융 공급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다.
정부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부동산 시장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서울 부동산시장 상황이 엄중하다"며 "모든 정책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단기적인 안정 대책보다 중장기적인 공급대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을 맡은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 "단기적 시장 상황에 따른 대책은 다루지 않고 중장기적 주택 공급방안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확대 등과 함께 대출 규제 방안 등도 함께 논의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다음달부터 3단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경기(0.03% → 0.05%)는 '준강남'으로 불리는 성남 분당구(0.67%), 과천시(0.47%)가 상승세를 견인하면서 상승폭을 확대했다. 지방(-0.03%→-0.03%)은 하락폭 유지됐으나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로 전주(0.05%) 대비 상승폭 확대됐다.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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