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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메타 눈독 들이는 ‘퍼플렉시티’의 모든 것

테크42 류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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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메타 눈독 들이는 ‘퍼플렉시티’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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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요약] 애플과 메타가 3년 된 AI 검색엔진 기업 ‘퍼플렉시티’를 인수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챗GPT에 비해 뒤처지면서, BBC와 월스트리트저널이 콘텐츠 사용에 대한 의혹을 제기해 법정 다툼을 하고 있는 퍼플렉시티를 애플과 메타가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Tech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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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렉시티 인수가 AI 기술 경쟁에 승부수가 될까.

애플과 메타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AI 검색엔진 기업 ‘퍼플렉시티’(Perplexity)에 대해 블룸버그, CNN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메타는 거의 3년 된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와 5월 초 인수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지만, 아직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역시 별도로 퍼플렉시티 인수를 내부적으로 논의했으며, 현재 초기 단계로 인수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번 협상은 애플과 메타가 AI 제품 및 서비스 분야에서 뒤처지고 있는 반면, 구글과 오픈AI 같은 경쟁사들이 앞서 나가고 있다는 인식 속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빅테크들의 AI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은 인터넷의 차세대 주요 진화로 여겨지는 AI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2022년 8월에 설립되고 같은 해 12월에 첫 번째 버전의 검색 엔진을 출시했다. 퍼플렉시티는 AI 모델을 사용해 웹 콘텐츠를 분석하고 답변을 큐레이션하는 검색 도구로, 답변은 일반적으로 요약본으로 게시되며 출처 링크도 제공한다.

퍼플렉시티는 빠른 검색과 전문가 검색, 두 가지 검색 모드를 제공하는데, 빠른 검색은 일반적인 검색어에 적합하며, 전문가 검색은 더 자세한 검색과 조사가 필요한 답변을 제공한다. 다만 퍼플렉시티의 무료 버전에서는 하루에 세 번의 전문가 검색이 가능하다.


퍼플렉시티는 사용자가 익숙한 검색엔진을 통해 여러 회사의 여러 AI 모델과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로 시작됐다. 해당 검색엔진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해당 도구가 검색쿼리에 답하는 것 이상의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파일에 대한 질문을 하거나, 여행일정 및 재생목록 생성과 같은 프로젝트 처리 등 관심 있는 주제에 따라 큐레이션 된 페이지를 탐색할 수 있다. 이는 챗GPT나 기타 AI 서비스와 매우 유사하다.

그러나 이러한 추가 기능의 대부분은 월 20달러(약 2만7000원)의 퍼플렉시티 유료 요금제에 속하며, 여기에는 더 많은 AI 모델 이용, 무제한 파일 업로드, 이미지 생성 등의 혜택이 포함돼 있다. 현재 퍼플렉시티는 코멧(Comet)이라는 웹 브라우저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기능으로 퍼플렉시티는 출시부터 비교적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앱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4년 3분기에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챗봇 앱이었던 오픈AI의 챗GPT와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 챗GPT는 해당기간 동안 AI 챗봇 앱 다운로드의 45%를 차지한 반면, 퍼플렉시티는 ‘기타’ 카테고리에 속했기 때문이다.

또한 퍼플렉시티는 AI를 둘러싼 가장 큰 논란 중 하나인 콘텐츠 사용 논란에도 휩싸인 상태다. BBC는 최근 퍼플렉시티가 자사 콘텐츠를 무단으로 복제했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으며, 월스트리트 저널의 모회사인 다우존스와 뉴욕포스트 또한 지난해 퍼플렉시티가 자사 콘텐츠를 불법적으로 사용해 자사 웹사이트 트래픽을 훔쳤다는 혐의로 퍼플렉시티를 고소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애플과 메타가 퍼플렉시티를 인수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빅테크가 퍼플렉시티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애플과 메타의 AI 비전에 부합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크다. 두 기업 모두 자사의 가장 중요한 제품에 AI를 접목하고 있는데, 애플은 아이폰, 메타는 인스타그램이나 왓츠앱 같은 앱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애플은 6월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언어 번역 및 맞춤 이모지 생성과 같은 기존 AI 도구의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또한 애플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담당 수석 부사장 에디 큐는 5월 법정 증언에서 애플이 사파리 웹 브라우저에 AI 기반 검색엔진을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문제는 애플이 AI 측면에서 따라잡아야 할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1년여 전에 발표된 개편된 시리(Siri)는 아직 출시일이 정해지지도 않았다.

구글은 현재 크롬에 이어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 브라우저의 기본 검색 엔진으로 애플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계약은 현재 미 법무부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검색 관련 반독점 소송의 일환으로 조사되고 있어 애플은 대안을 모색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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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퍼플렉시티와의 계약이 성사된다면, 기업은 시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기존 앱과 서비스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애플은 이미 아이폰 AI 기능을 위해 오픈AI 및 구글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메타도 최고 수준의 AI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애써왔으며, 이는 메타가 AI를 회사의 미래에 중요한 기술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채용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에게 최대 1억달러(약 1363억원)에 달하는 연봉 패키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메타는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에 레이블을 지정하는 도구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스케일 AI(Scale AI)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으며, 스케일 AI의 기업 가치는 290억달러(약 39조5386억원)가 넘는다. 메타는 해당 거래의 일환으로 스케일 AI의 창립자 알렉산드르 왕을 영입하면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메타 역시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AI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타는 차기 주력 모델인 라마(Llama) 출시를 연기했으며, 출시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독립형 AI 앱은 비공개로 게시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사용자 질문이 실제로는 공개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지적받고 있다.

AI 기술이 사람들의 업무, 소통, 정보 검색 방식을 완전히 뒤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애플과 메타가 AI 분야에서도 전과 같은 혁신을 이룰 수 있을지 여부는 두 기업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인수 보도에 애플과 메타, 그리고 퍼플렉시티 모두 아직까지 직접적인 논평을 하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의 CEO 겸 수석 애널리스트인 벤 바자린은 “애플은 AI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며 “그러나 애플의 노력에 비해 보여줄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 업계가 우려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류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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