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도 野도 때린 농림부 장관…송미령 “농망법 발언 사과”

농해수위 전체회의 참석
사퇴요구엔 “희망법 만들 것”
불편한 與 “송 장관 성찰해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5.6.25 [한주형 기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유임을 두고 여당에서까지 불만이 터져 나오며 후폭풍이 거세다.

대통령실이 진화에 나서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대외적으로 대통령 인사권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싸늘한 분위기다. 야당들은 일제히 송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송 장관이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당이 추진했던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농업 4법’을 ‘농망법(농촌을 망치는 법)’이라고 앞장서 반대했던 것이 부메랑이 되고 있다.

송 장관은 2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농망법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의원들 및 현장 농업인이 마음 아파하셨을 것”이라며 “그렇게 갈 경우 부작용을 낼 수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재고하자는 취지의 절실한 표현이었는데, 절실함이 거친 표현으로 된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직접 자신을 반대하는 의견도 들어보고 갈등 조정을 주문한 것에 주파수를 맞춘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자유시장 경제 원칙을 무너뜨리고 농업을 망친다고 했던 농망법이 희망법으로 바뀌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같은 당 강명구 의원도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꾸는 것을 보면 이전 정부에서 소신껏 일해왔던 다른 공무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송 장관은 “희망법으로 만들겠다”고 몸을 낮췄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5.6.25 [한주형 기자]

전종덕 진보당 의원도 ‘남태령은 살아 있다 농망장관 사퇴하라’고 적힌 팻말을 좌석에 두고 송 장관에게 울분을 토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전 의원은 “그동안 막말하고 농업을 파탄시킨 것에 대해 이제 사과가 나왔다”고 비판했다. 이에 송 장관은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응수했다.

민주당에선 이 대통령의 첫 내각 인사라 공개 반발을 이어가긴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불편한 기색은 여전하다. 농해수위 간사인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이 대통령이 여러 문제가 있을 것을 알고 결단했는데 (인사를) 존중한다”면서도 “송 장관은 성찰과 입법 과제 재검토가 적극 필요하고 이는 전적으로 장관이 이겨내고 돌파해낼 일”이라고 주문했다. 서삼석 의원은 “농민단체와 농업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당 내부에선 왜 송 장관이 선택을 받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많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몇 차례 국무회의로 능력 파악이 가능한지부터 현재 여권 인재풀에서 송 장관 정도의 능력자도 없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냐는 불만이 상당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해 야권에선 송 장관이 12·3 비상계엄 이후 행보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송 장관이 비상계엄이 통과될 때 국무회의에 참석했는데 나중에 검찰 수사에서 있었던 내용을 다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거에 대한 일종의 고마움의 표시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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