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타운홀 미팅…지역문제 중재 나서
유럽행 불발로 여유 생기자
전폭 지지한 호남부터 방문
대통령 최초로 소록도 방문
선거기간 金여사 약속 지켜
유럽행 불발로 여유 생기자
전폭 지지한 호남부터 방문
대통령 최초로 소록도 방문
선거기간 金여사 약속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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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 군공항 이전 관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5.6.25.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호영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주 만인 25일 더불어민주당의 본진 격인 호남을 찾았다. 이 대통령의 이날 호남행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저울질하다가 중동 정세 급변 등을 이유로 지난 22일 불참을 결정했다.
뜻하지 않게 일정상 여유가 생기자 이 대통령은 대선 때 자신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준 호남 방문 준비를 지시했다고 한다.
이날 이 대통령은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민심을 직접 듣고, 광주공항 이전 문제 등 지역 현안 챙기기에 나섰다. 여기에 더해 윤석열 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 결정에 반발하는 호남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포석도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찾아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 미팅’ 행사를 열고 지역 최대 현안인 광주 민·군 통합공항 이전 문제 조정에 나섰다.
광주시는 민간공항과 군공항을 통합해 무안공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특히 군공항 이전과 민간공항 이전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는 게 광주시 입장이다. 반면 무안군은 군공항 이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군공항 이전으로 인한 소음 피해와 재산상의 제약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산 무안군수의 입장을 두루 청취한 뒤 “정부에서 (문제 해결을)주관하도록 하겠다”며 “대통령실에 태스크포스(TF)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고, 불신이라는 것도 있으니 국가 단위에서 책임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국방부도 (참여할 필요가 있고), 재정지원 문제 때문에 기획재정부도 있어야 한다. 국토교통부도 같이 참여하라고 하라”고 지시했다.
지역 내 갈등을 방치하지 않고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교통정리까지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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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호남 지역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2025.6.25.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호영기자 |
이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가급적 많은 시민이 현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조치했다. 당초 대통령실에선 지역민 70명을 포함해 총 100명 규모로 준비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게 하라”고 지시하면서 시민 약 400명이 참가했다. 1시간 전에 이런 내용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자 많은 시민이 행사장에 몰렸다. 이 때문에 시작 시각이 30분가량 늦춰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호남에서 80%가 넘는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했다. 취임 후 첫 지역 방문지는 울산이었지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출범식 참석 차원이었다. 지역 단위의 현장 방문은 사실상 이날이 처음인 셈이다.
이날 이 대통령의 전격적인 호남 방문을 두고 최근 송 장관 유임을 둘러싼 지역 민심 악화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인선을 앞두고 농림식품부 장관 후보로 호남 출신 여권 인사가 여럿 물망에 올랐다. 농어업이 발달한 호남 지역 배려 차원에서 이 지역 출신을 발탁할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송 장관이 예상 밖으로 유임되자 민주당 호남 의원들까지 반발이 거셌다. 우상호 정무수석이 전날 급히 국회를 찾아가 이들 의원과 50분간 면담하기도 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농민단체도 반발했다. 전농은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농민단체 연맹이지만 지역적으로는 호남에 주로 기반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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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26일 전남 고흥군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해 한센인 환자를 위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5.06.26 |
한편 이 대통령이 이날 광주 방문에 앞서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전남 고흥군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와 함께 소록도병원을 찾아 병원 관계자들과 한센인들을 만났다.
이 대통령의 방문은 대선 기간이던 지난달 27일 김 여사가 소록도를 방문했을 때 “선거가 끝나면 대통령을 모시고 꼭 다시 오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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