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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축구 역대급 ‘결별’ 마무리…기성용 ‘오피셜’ 공식발표 “솔직히 은퇴 생각, 고민 끝에 포항 이적”

스포티비뉴스 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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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축구 역대급 ‘결별’ 마무리…기성용 ‘오피셜’ 공식발표 “솔직히 은퇴 생각, 고민 끝에 포항 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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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축구는 정말 예측 불가능한 드라마다. 한국 축구의 상징이자 FC서울의 ‘영원한 캡틴’ 기성용(36)이 결국 친정팀과 작별한다.

FC서울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성용과의 결별 소식을 전하며 “기성용과의 오랜 인연을 잠시 멈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기성용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포항 스틸러스 이적을 직접 발표했다.

기성용은 FC서울에서 프로 데뷔를 한 뒤 셀틱,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마요르카 등 유럽에서 10년이 넘는 커리어를 보낸 후 2020년 다시 FC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누구보다 FC서울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선수였기에 FC서울에서 은퇴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FC서울의 선택은 달랐다. 구단은 “기성용이 올 시즌 선수단 운영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고, 그는 더 뛸 수 있는 팀을 원했다. 선수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이 요청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기성용 입장문을 통해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알 수 있었다. 김기동 감독과의 대화에서 향후 플랜에서 배제된 사실을 들은 기성용은 은퇴까지 고려했지만, 가족과 지인들의 만류 끝에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는 “단 몇 분을 뛰더라도 뛰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다. 억지로 이 마음을 접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FC서울을 떠나는 건 상상해 본 적 없는 일이었지만, 박태하 포항 감독님의 연락에 이적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감독님과의 대화를 통해 플랜에서 제외됐다는 말을 들었고, 은퇴를 생각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조언과 제 안의 열정을 다시 확인하면서 끝까지 뛰기로 마음먹었다"며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여전히 “뛰고 싶다”는 갈망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한 가장 큰 이유였다고 고백했다. 이어 “FC서울은 제 고향이자 자존심이다. 이 팀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는 말로 다 할 수 없다”라며 애틋한 심정을 전했다.

이번 이적은 단순한 선수 이적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FC서울 팬들은 예상치 못한 이별에 깊은 상처를 받았다. 공식 서포터즈 ‘수호신’을 중심으로 팬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GS본사 앞 트럭 시위, 훈련장에 근조화환 등으로 분노를 토해냈다.

팬들의 분노는 단지 이별 그 자체 때문만은 아니다. 구체적인 상황 설명의 부재, 팀 레전드를 대하는 방식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했다. ‘수호신’은 성명서를 통해 “구단은 기성용 이적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가감 없이 공개하라”고 요구하며 “감독은 선수단 운영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FC서울은 “이번 일로 상처를 입은 팬들께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라면서 기성용의 은퇴시 FC서울과 함께 레전드로서의 예우를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은퇴 후 지도자로 도전할 경우에도 구단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팬들의 상처는 깊어질대로 깊어졌다.

FC서울은 이번 이별을 ‘잠시의 이별’로 정의했다. 이들은 “FC서울 영원한 레전드 기성용이 FC서울 팬들에게 잠시 이별을 고한다. FC서울은 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영원한 캡틴 기성용과의 인연을 잠시 멈추기로 결정했다”라고 알렸다.

포항 스틸러스는 FC서울과 기성용의 계약 해지 절차가 끝나는 대로 이적 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미 기성용 측과 긍정적인 교감을 나눈 상황이라 큰 변수없이 포항 스틸러스 이적이 완료될 것이다. 박태하 감독이 먼저 직접 연락을 취하며 성사된 이적이라는 점에서, 기성용의 의지를 높이 평가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FC서울 팬들에겐 너무도 아픈 소식이다. 기성용은 단순한 레전드가 아니라, 팀의 정체성이자 상징 그 자체였다. 그런 기성용이 FC서울이 다른 팀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테다.

기성용은 “깊은 애정과 응원으로 늘 저를 일으켜 주었던 여러분들의 그 사랑은 늘 감동이었다. 저 또한 여러분들을 향한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을 약속드리고 영원히 가슴에 담아 가져가겠다. 앞으로도 우리 선수들 많이 응원해 주시고 힘이 돼 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소식으로 인사 드리게 돼서 정말 죄송하다. 감사했고 사랑한다”라며 팬들을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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