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뉴스1 |
이란 의회가 미국의 핵 개발시설 공습과 이스라엘과의 극적인 휴전 이후 평화적 핵프로그램 재개를 천명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이란이 폭격당한 우라늄 농축시설을 재건하려 한다면 다시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모두발언 중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핵시설 내부가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에 시설 재건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지하 핵 개발시설에 대한 미국의 폭격 성과를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의 분수령이었던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에도 비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비유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때 전쟁을 끝낸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공격"이라며 "우리가 폭격하지 않았다면 이스라엘과 이란은 지금도 전쟁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개발 능력에 대해선 "폭격으로 수십년 후퇴됐다"며 "완전히 제거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의 전 기자회견에서 "다음주 이란과 대화할 것"이라며 "우리가 할 유일한 요구는 이전에 요구했던 것과 같고 (이란의) 핵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란과 비핵화 관련 협정을 체결할지에 대해선 "우리는 이미 이란의 핵을 파괴했다"며 "협정을 체결할 수도 있지만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협정이 있든 없든 신경쓰지 않는다"며 "나는 이란이 핵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우린 그걸 완전히 폭파했기 때문에 핵협정 문제가 절실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문서가 있다면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란과 비핵화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이 더 큰 상황임을 시사했다. 회견에 배석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 "이란이 단순히 평화에 참여하는 것뿐 아니라 미국과 직접 협상하는 데 동의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미 국방정보국의 초기 평가 자료를 인용해 이란의 핵 시설 피해가 제한적이라고 전날 보도한 데 대해선 "가짜뉴스"라며 "초기 평가 자료는 결정적이지 않은 것이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도 CNN 등의 보도 직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허위 보도"라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중재한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에 대해선 양국이 조만간 무력 충돌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력충돌이 다시 재개될까, 언젠가는 그럴 수 있다고 본다"며 "어쩌면 조만간 재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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