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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치열한 프로 세계, 그래도 잘 적응 중입니다”…'2004년생 왼발잡이 센터백' 포항 한현서의 중간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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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치열한 프로 세계, 그래도 잘 적응 중입니다”…'2004년생 왼발잡이 센터백' 포항 한현서의 중간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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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한현서가 데뷔 시즌부터 5월 이달의 영플레이어 상을 받는 등 활약을 인정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 한현서가 데뷔 시즌부터 5월 이달의 영플레이어 상을 받는 등 활약을 인정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직도 경기 들어가기 전에는 조금 떨려요.”

어릴 적 잠들기 전 침대 위에 누워서 상상했던 장면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 프로 타이틀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팬들의 뜨거운 환호성 속에 멋지게 활약하는 나를 꿈꿔왔다.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한현서는 데뷔 첫 시즌, 자신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 그는 “꿈이 현실이 됐죠. 하지만 아직 이뤄야 할 꿈과 목표가 많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웃었다.

데뷔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004년생 신예 센터백 한현서는 지난해까지 동명대에서 뛰다 지난 1월 자유 선발로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신인답지 않은 침착한 경기 운영과 빌드업 능력이 돋보였다. 5월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안으며 인정받았다. 2023년 6월 이호재의 수상 이후 약 2년 만의 포항 소속 수상자다.

한현서는 “큰 상을 받게 된 것 같아서 뿌듯하다. 호재 형 이후로 2년 만의 수상이라는 사실은 늦게 알았다. 이야기를 들으니 더 뜻깊었다”며 “사실 아직도 경기에 나서면 조금은 떨린다. 초반보단 많이 편해지긴 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내가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을 더 편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 한현서가 데뷔 시즌부터 5월 이달의 영플레이어 상을 받는 등 활약을 인정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 한현서가 데뷔 시즌부터 5월 이달의 영플레이어 상을 받는 등 활약을 인정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무명에 가까웠던 존재감을 빠르게 뒤바꿨다. 개막 직후 포항은 4경기 2무2패로 위기에 몰리는 듯했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젊은 피들을 적극 기용했다. 한현서도 그중 하나. 지난 3월 광주FC전에서 데뷔해 3-2 역전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후 박 감독의 눈에 들어 꾸준히 그라운드를 밟으며 포항의 상승세에 기여했다. 25일 현재 포항은 4위(승점 32·9승5무6패)에 올라있다.

장점이 많다. 일단 귀한 왼발잡이 센터백이다. 다양한 포지션 경험이 많아 전술 이해도가 높고 멀티 플레이어로 활용할 수 있다. 수비수지만 공격력도 갖추고 있다. 지난 5월 김천 상무전에선 오베르단의 골을 도와 프로 첫 공격 포인트를 신고했다. 이어진 수원FC전에서는 골문 앞에서 슬라이딩 태클로 상대 슈팅 기회를 완벽하게 차단했다. 당시 주먹을 불끈 쥐고 팔을 휘두르며 포효했다.


포항 한현서가 데뷔 시즌부터 5월 이달의 영플레이어 상을 받는 등 활약을 인정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 한현서가 데뷔 시즌부터 5월 이달의 영플레이어 상을 받는 등 활약을 인정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현서는 “세리머니를 하는 편이 아닌데, 수원FC전에선 너무 몰입해서 나도 모르게 나왔던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 현재로는 10점 만점에 6.5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뛰면서부터 팀 성적이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내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운이 좋게 상승하는 분위기에 출전한 거라 생각한다. 무실점 경기도 있었으나 실점을 많이 했고 잔실수도 많았다”고 솔직하게 평가했다.

겹겹이 쌓인 흙을 뚫고 새싹을 피웠지만, 꽃봉오리를 맺는 과정은 더욱 어렵다. 한현서는 사실 ‘프로에 가면 조금 편하지 않을까’라는 쉬운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었다.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며 머릿속에서 빠르게 ‘안일함’을 지웠다. 그는 “더 빡센 경쟁이 기다리고 있더라”면서도 “약한 피지컬을 보완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도 신경 써서 하고 있고,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향적인 성격인 터라 프로 적응은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걱정은 기우였을 뿐이다. 작고 가벼운 농담들이 한현서 마음의 벽을 무너뜨렸다. 한현서는 형들에게 고맙다고 전하면서 에피소드 하나를 풀기 시작했다. “내 얼굴 입술 위쪽에 점이 하나 있다. (신)광훈이 형이 수박 먹을 때마다 점을 한번 바라보곤 웃으신다. 자기 얼굴 똑같은 위치에 수박씨를 올리고 나를 놀린다”고 웃었다.


포항 한현서가 데뷔 시즌부터 5월 이달의 영플레이어 상을 받는 등 활약을 인정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 한현서가 데뷔 시즌부터 5월 이달의 영플레이어 상을 받는 등 활약을 인정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장이 내린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신경도 쓰고 있다. 박 감독은 한현서에게 “(경기장에서) 말을 더 많이 하면 좋겠다”는 조언을 남겼다. 한현서는 “거의 맨 뒤에 있는 만큼 보이는 게 많고, 내가 패스했을 때 공을 받는 사람은 상대 수비를 보기 어려우니 콜을 해줘야 한다”며 “많이 한다고는 하는데 아직 부족한 것 같다. 더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뤄야 할 꿈과 목표가 많다. 한현서의 시간은 이제 시작이다. 그는 “올 시즌 나보단 팀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면서 우승하고 싶다. 내년 9월 열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도 따고 싶다”며 “중요한 건 내가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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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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